자기와 궁합이 맞는 일을 만나면 행복하다
자기와 궁합이 맞는 일을 만나면 행복하다
  • 장현철 동우
  • 승인 2010.04.07 21:38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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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나이를 먹어 추하지 않으려면 건강(一建), 돈(二錢), 부인(三妻), 일(四事)이 있어야 한다. 그 뒤를 이어서 친구(五友)나 자식(六子)이 등장한다. 그 중에 건강과 돈, 부인은 팔자 소관에 가깝지만 일이 있고 없음은 자기 노력에 따라 좌우된다. 늘그막에 소득에 구애 받지 않고 정말 재미 있는 일을 가지려면 특정한 취미나 호기심, 부지런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인간이 일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한 시인의 말처럼 인간은 ‘배 부른 돼지’ 보다 ‘배고픈 이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 없는 자유와 부유함을 갈망하지만 막상 그것을 이루면 또 다른 일을 찾아 나그네처럼 새로운 길을 나선다.


 직장생활이 지겹다며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직장을 그리워한다. 막상 일을 떠나면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가 부담스럽다. 일은 사람에게 살맛을 느끼게 하는 청량수와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불행을 꼽자면 한이 없겠지만, 일이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들처럼 안타까운 경우가 별로 없다.


 얼마 전 우여곡절을 거쳐 난생처음 금융기관에서 1년 반동안 근무했던 필자 경험을 빌리면 ‘회사원’만큼 지루하고 답답한 일도 없다. 일의 내용보다 근원적인 처지가 고달프다. 오너의 말과 행동이 곧 법이며, 직원은 비용이면서 동시에 이윤창출의 도구였다.


 1인당 생산성은 분초로 계산되며 모든 행동은 평가의 대상이다. 모래알과 같은 인간관계, 어제와 오늘이 똑같이 반복되는 일과속에서 인간의 본성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필자의 유전자탓일지 모르지만, 직장인 생활은 마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껴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어색했다. 자본주의 직업군을 크게 ‘회사원’과 ‘비회사원’으로 나눈다면 회사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생 해야 할 일에 ‘가치’나 ‘공익’ ‘자유’가 있다면 값질 것이다. 궁하더라도 자기와 일이 궁합이 맞다면 다소간의 손해를 감수해도 좋다. 다만, 최소한 10년 이상 한 우물을 팔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구비되어야 한다. 오늘의 눈으로 내일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물위를 유영하는 것처럼 끝없이 일과 직장을 찾아 헤매는 것도 인생의 큰 오점이다.


 대학생활은 암중모색(暗中摸索)의 시간이다. 물건을 어둠 속에서 더듬어 찾는 것처럼 넓은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하는지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전술을 구상하는 기간이다. 신중하게 일을 선택하고 평생의 업을 가다듬는 혜량을 기대한다.

 


장현철(농어촌사회복지회 이사) 동우 

장현철 동우
장현철 동우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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