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무상 무급식
유상 무상 무급식
  • 장국진(한국어문·3) 군
  • 승인 2010.04.08 00:52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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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죽과 스파게티 그리고 요구르트 하나.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급식 메뉴였다. 급식이란 단어를 보면 어렸을 때 책상에 식단표를 붙여놓고, 맛있는 날에 동그라미 쳐놓고, 점심시간만 되면 삼삼오오 책상을 붙여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며 먹던 그 점심시간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렇게 모두가 즐겁기만 한 줄 알았던 시간이 누군가에겐 상처나 슬픔이 될 수도 있었다. 지방선거가 두 달 정도 남은 지금, 여러 곳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이 이야기는 크게 한쪽에서는 선택적인 무료급식을, 다른 한 쪽에서는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하자는 의견을 내세워 팽팽하게 논쟁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무료급식이라 하여 기초생활수급자 같이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만 지불해야하는 급식비를 감면해주었다. 이와 다르게 무상급식은 모든 학생들의 급식비를 의무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두 의견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무료급식 때는 ‘나 생활이 어려워 급식비를 낼 수 없어요’와 같은 식의 서류를 제출해야지만 무료급식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무료급식 대상자들이 수치심을 느껴 혜택을 거부하는 학생도 있고, 낸다고 해도 다른 아이들이 무료급식 대상자가 누군지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이혼가정이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있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와 달리 모두가 평등하다는 점이 무상급식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농촌과 연계를 하여 농촌의 입장에선 안정적인 루트를, 학교 측에선 유통 과정에서 중간의 비용이 없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무상급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부족이다. 지금 무료급식 대상자들 또한 제대로 지원을 할 수 없는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로 하고 그에 따른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무상급식보다 먼저 무료급식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 대해 뚜렷한 기준을 정하고 위와 같이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은 무상급식이 될 것이다. 다만 이 모든 논쟁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단계적인 것인지 아니면 전격적, 전면적으로 진행되는 것인지와 같이 그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에 따른 대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이나 대립이 오히려 국민의 요구와 희망으로부터는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서로 대립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의견만 내세우기 보단 서로가 한 발짝 뒤에서 타협하며 맞춰가야 할 것이다. 가끔 음식점에 보면 추억의 도시락이라고 하는 메뉴가 있다. 필자도 고3 여름 때 식중독 문제로 급식이 중단되고 도시락을 싸왔을 때가 있었다. 소시지만 싸온 아이, 김치만 싸온 아이, 빵 먹는 아이 등 메뉴는 달랐지만 서로의 반찬을 나눠먹으며 같이 침을 섞어온 친구들이 생각난다. 도시락에서 급식으로 바뀌고 어머니의 부담은 지워졌지만 아이들에겐 추억 하나 지워진 것이 아닐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장국진(한국어문·3) 군

장국진(한국어문·3) 군
장국진(한국어문·3) 군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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