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三人成虎
28. 三人成虎
  •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 승인 2010.04.13 13:05
  • 호수 12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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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三人成虎
;세 명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곧이 믿게 된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똑같이 하면 믿게 된다는 말.

三 : 석 삼 人 : 사람 인 成 : 이룰 성 虎: 범 호

얼마 전 우리는 안타까운 인재를 떠나 보내야했습니다. 자신들의 의지가 아니라 다른 이들이 재미삼아 하는 말로 인해 아까운 사람들이 그 가족을 떠났습니다. 바로 '인터넷 악플'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고 글을 씁니다. 그런데 그 글을 보는 사람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 두 번이 아닌 수 십 또는 수 백의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이 진짜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그렇게 믿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픔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아주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자 제자 중에 증삼(曾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증자(曾子)라고 부르는 분입니다. 이 분은 공자 제자 중 효로 유명한 사람인데, 동네 사람 중 증자와 같은 이름의 사람이 살인(殺人)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증자 즉 증삼이 사람을 죽인 줄 알고, 동네 사람 중 한 사람이 증자 어머니께 "삼이가 사람을 죽였대"하자, 증자의 어머니는 동네 사람이 한 말을 듣고도 가만히 베를 짜셨다고 합니다. 두 번째 사람이 "삼이가 사람을 죽였대"하자 그 어머니는 여전히 베를 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 번째 사람이 "삼이가 사람을 죽였대"하자 그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믿음도 버린 채 베를 짜던 북을 던지고 도망을 가셨다고 합니다. 이를 일러 '증삼살인(曾參殺人)'이라 합니다. 증자의 어머니처럼 심지가 굳으신 분도 같은 거짓말을 여러 번 듣게 되면 곧이 듣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자신이 실제 확인하지 않은 일은 얘기를 하지도, 글을 쓰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일부러 사건의 일부를 언론기관에 흘려 그것이 진짜인양 보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청렴한 사람도 한 번의 보도로 인해 모든 진실이 가려지고 의혹만이 부풀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몇 일을 애도하며 슬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일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는 주었다고 하고 누구는 안 받았다고 하는데 분명 둘 중에 한 사람은 거짓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자주 하다 보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사자성어 중에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있습니다. 이 말은 세 명이 짜고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곧이 믿게 된다는 것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똑같이 하면 믿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이 말의 유래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사자성어는 『전국책(戰國策)』의 <위책 혜왕(魏策 惠王)>에 나오는 말로,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혜왕 때 일어난 일입니다. 위나라는 외교 관례상 태자와 그의 수행원을 조(趙)나라에 인질로 보내야만 하였습니다. 태자의 수행원으로 신하 중 방총(龐蔥)이 선발되었는데, 방총은 조나라의 도읍 한단(邯鄲)으로 떠나기 전에 왕을 알현하고 왕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아뢰었습니다.
방총은 왕에게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첫 번째는 한 사람이, 두 번째는 두 사람이 연이어 말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라고 여쭈었습니다. 방총의 말에 왕은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지만, “세 번째로 세 사람이 와서 똑같은 말을 하면 믿을 것이다”라고 대답을 하였답니다. 그러자 방총이 “시장에는 분명히 호랑이가 없습니다. 세 사람이 연이어 똑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다[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는 얘기를 왕에게 아뢴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말을 방총이 혜왕에게 아뢴 것은 자신이 조나라로 떠난 이후 자신을 비방하는 자가 한, 둘이 아닐 것이니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말라고 왕에게 신신 당부하기 위해서입니다. 왕은 방총에게 어떤 중상이든지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나 방총이 조나라로 떠나자마자 방총을 비방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결국 몇 년 후 인질로 간 태자는 풀려났지만, 왕의 의심을 받은 방총은 귀국하지 못했습니다. 방총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왕에게 간언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간언은 아무런 효용이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증삼의 어머니가, 위나라 혜왕이 믿음이 없어서 그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증삼과 방총을 믿었던 사람이지만, 현재 눈 앞에 없고 그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한결같은 말을 하면 누구도 믿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의지로 인해 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증삼의 어머니와 위나라 혜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참된 눈으로 지켜보고 진실만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이 올바르게 서야 사회가 정의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실천합시다.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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