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디지털 기기 이용의 양면성
강의실 디지털 기기 이용의 양면성
  • 단대신문
  • 승인 2010.04.13 23:11
  • 호수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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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인한 디지털 환경은 강의실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전자교탁이 모든 강의실에 설치되어 있고, 휴대용 컴퓨터를 이용해 강의내용을 정리하는 학생들도 많이 늘어났다. 한편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강의가 있는가 하면, 학생들도 발표나 실습에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대학의 ‘디지털 요새’화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단대신문도 ‘여론’ 면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학생들은 ‘필기를 노트북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이 강의를 위해 노트북 사용을 권장한다’, ‘멀티미디어 강의실의 경우 태연스레 웹서핑을 하여 수업 분위기를 망친다’, ‘필기만을 위해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지어 수업 중에 온라인 게임을 하는 학생도 있다’ 등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 교수들의 경우는 어떤가. 전자교탁이 있어도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화 이전의 강의 방식을 고수하는 교수부터 각종 멀티미디어를 활용하여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까지 천차만별이다. 또한 강의실에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가져오는 것을 장려하기도 제재하기도 한다. 게다가 수업 분위기를 헤친다는 이유로 컴퓨터 실습실의 사용 자체를 꺼리는 교수도 있다.    

  강의실이란 배의 선장은 교수이다. 물론 학교가 정하는 규정과 성적평가 기준들을 준수해야 하지만, 강의 진행, 디지털 기자재 사용, 학생 평가 등 모든 영역에 대해 자신의 재량껏 판단할 수 있다. 교수는 자신의 수업내용에 적절한 교수법을 선택하며, 학생들의 발표나 수업능력을 평가할 나름의 기준도 설정한다. 그러니 멀티미디어 활용을 결정하는 사람도 교수이며 수강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하는 사람도 교수이다.    

  한편 교수의 강의에 대한 평가는 학생과 대학당국의 몫이다. 주지하는 대로 강의평가는 강의의 내용과 관리에 관한 것으로 구성된다. 이는 멀티미디어 활용이 주요 평가지표는 아니며, 단지 강의 수행의 보조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매년 우수 강의 교원을 평가하는 ‘베스트 티칭 어워드’를 수상한 교수들의 인터뷰를 보더라도, 그들의 우수한 강의는 다양한 학습 기회 제공과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바탕이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문명의 이기(利器)는 항상 양면성을 지녀왔다. 강의실내 디지털 기기도 마찬가지다. 수업의 목적과 강의의 효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디지털 기기는 사용될수록 좋은 것이다. 하지만 수업의 분위기를 해치고 다수를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한다면 디지털 기기 사용은 자제되어야 한다. 수강생의 경우에도, 혼자만의 학습공간이 아닌 강의실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개인화 시대의 캠퍼스에서 대학 공동체를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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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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