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거부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 있어야
정보공개 거부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 있어야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04.13 23:16
  • 호수 12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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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군 기밀의 노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일부 정보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투명한 사건 진상 파악을 위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단순한 정보전달만이 언론의 역할이 아니므로 이 문제에 대해 어느 것이 정답인가를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기사가 가져올 파급 때문이라는 명목 하에 합당한 이유 없이도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호(1272호, 2010. 4. 6일자) 학과(부) MT 관련 취재를 하던 중 천안캠퍼스 일부 단과대 및 학과에서 강력한 항의가 들어왔다. 일부 학과들이 MT 비용 부분에 있어 거부감을 표시했고 이후 해당 단과대 학생회장으로부터 기사를 싣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들은 취재 방법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했는데 학과를 취재할 때는 단과대 학생회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단과대를 취재할 때는 총학생회장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MT 비용이 공개될 경우 타학과와 비교가 돼 학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단과대 학생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과대 내 여러 학과들의 각종 행사 일정을 맞추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학과들이 서로 충돌 없이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력자 기능을 하는 것이 단과대 학생회의 역할이다. 그들에게 소속 학과들을 통제할 권리는 없다. 특히 MT 비용의 경우 엄연히 학과(부) 행사이기 때문에 단과대 학생회가 관계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천안 일부 단과대 학생회에서 주장한 총학생회장의 허락을 맡은 후 취재를 해야 한다는 부분 역시 근거 없는 이야기다. 죽전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단대신문이 총학생회장에게 취재 허락을 맡아야 할 이유도 없고, 총학생회장에게 그러한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단대신문에서 학생회 및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알권리 충족이 단대신문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취재 또는 정보공개 거부에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따라야 한다. 문제가 됐던 MT 비용의 경우 이러한 해당사항으로 적절치 않다. MT 비용은 MT 기간 내 모두 사용되기 때문에 많이 낸 학과는 풍족한 MT를 보낼 수 있을 것이고 적게 낸 학과는 조금은 부족한 MT를 보낼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타학과(부)의 MT 비용을 알아내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학생회에서 MT 비용 공개를 꺼려하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학생회는 회계보고를 통해 모든 예산 지출내역을 투명하게 학생들에게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학생들이 MT 비용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면 의견 수렴을 통해 비용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들에게 이로운 정보만 공개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분명 해당 조직과 학교 언론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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