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천리(毫釐千里)
호리천리(毫釐千里)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05.25 18:52
  • 호수 12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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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인영어졸업인증제는 분명 그 실효성이 거의 없는 편이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점수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영어점수 커트라인은 혹시 모를 원성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있으나마나한 제도이지만 이마저 없다면 대학이 학생들의 사회진출 역량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쓸 테니 형식적으로라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유야무야 격으로 존재하는 영어 졸업인증제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 학사지원과에 따르면 많은 학생들이 졸업학기가 다 되어서까지 졸업을 위한 공인영어 점수를 취득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 측에서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영어 졸업인증제를 어중간한 커트라인으로라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공인영어 자체에 대한 실효성 문제와 졸업할 때가 다 되어서야 준비하게 만드는 현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공인영어졸업인증제는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1학년 때부터 토익, OPIC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과 졸업 학기가 되어서 부랴부랴 졸업을 위해 공인영어 점수 취득을 준비하는 학생들과의 격차는 호리천리(毫釐千里)로 커질 것이다. 때문에 대학 측에서는 학년별 전공별로 실정에 맞는 커트라인을 제공해 학생들을 꾸준히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공인영어졸업인증제를 놓고 대학의 취업학원화를 우려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어느 학문, 어느 산업도 외국과의 교류 없이 단독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대학에서 영어 관련 프로그램들을 강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실무능력 향상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영어 졸업인증제는 이미 많은 대학들에서 시행하고 있고 고려대의 경우 제2외국어 졸업인증제까지 도입했다. 우리 대학은 단순한 따라가기 식 제도가 아닌 과감한 정책으로 실효성 있는 영어 졸업인증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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