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잔인한’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 단대신문
  • 승인 2010.05.25 18:55
  • 호수 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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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4월의 잔임함을 말했던가. 우리의 5월이 더 잔인하다.

엘리엇(T.S. Eliot)이 자신의 시 ‘황무지’에서 당시의 황폐해진 서구의 정신 상황을 함축한 표현이 ‘잔인한 4월’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흔히 계절을 여는 봄날 자신에게 닥친 일이나 사회적 상황에 빗대 이런 표현을 쓴다. 사실 지난 4월은 ‘봄 같지 않은’ 봄이라 잔인했다. ‘여름 같은’ 봄의 5월은 더 잔인하다. 날씨 때문만이 아니다. 진정 잔인하고 분주한 5월의 한국사회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보자.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고에 대해 합동조사단이 지난 20일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고, 나흘 뒤엔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이다. 한편에서는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저마다 요란스레 유세를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데, ‘북풍’이니 ‘노풍’이니 유권자의 표를 노리는 각종 선거전략들이 난무한다. 실로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잔인함 마저 느끼게 된다.

캠퍼스로 눈을 돌려 보자.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3주 뒤이면 벌써 종강이다. 2010학년도의 반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캠퍼스의 5월은 축제와 공휴일로 수업의 결손이 커 잔인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 조급함이 보인다. 졸업이 한 학기 앞으로 다가온 4학년들은 훌쩍 지나가버린 세월을 아쉬워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물론 한편에서는 ‘아웃사이더’의 고독을 감수하면서 차분히 제 갈 길을 묵묵히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으나, 대학생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능동적으로 자기개발에 힘써야 한다. 준비된 자만이 사회적 성취를 할 수 있다. 

국가의 방위도 하루 아침에 이룩되는 것이 아니며, 선거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자는 당선되기 어렵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꾸준한 자기개발과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조급함과 미숙함은 성공의 최대 적이다. 그들의 실패는 한국사회의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잔인하다.

개인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를 향해 굳건히 매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자, 요행을 바라는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 대학생활의 로드맵을 만들자. 인생의 로드맵을 만들자. 우리에게 주어진 4년이란 대학생활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껴야 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잔인한’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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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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