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되기‘별 따기’, 교직과정 인기 왜?
교사되기‘별 따기’, 교직과정 인기 왜?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0.05.25 22:53
  • 호수 12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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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속 교사자격증, 일종의 ‘보험’

비사범계열 학생이 교직과정을 마치고 교사가 되기는 바늘구멍에 비유될 정도로 힘들다. 최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전국 중·고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7~2009 교사 임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교직과정 정원(2만3847명)은 사범대 정원(1만1140명)의 두 배였다. 반면 교직과정 이수자 중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사가 된 인원은 총 3,313명으로 교직과정 이수자의 평균 교사 임용률은 4.6%에 그쳤다. 또한 우리 대학의 교직과정 정원 대비 교사 임용 비율은 3.1%로 서울시립대·가천의대·청주대와 함께 전국 158개 대학 중 공동 65위였다.

그러나 100명 중 3명이라는 교사 임용 비율에 반해 교직과정 신청률은 매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교직과정 신청인원 대비 선발인원은 2008년 182명 대 122명, 2009년 206명 대 114명, 2010년 196명 대 110명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대학은 문과대학으로 3년간 교직과정 승인 인원 79명, 신청인원 198명, 선발인원 79명이었다. 반면 공과대학은 승인 인원 214명, 신청인원 110명, 선발인원 96명으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결과적 수치만으로는 높지 않은 경쟁률이라 생각될 수 있으나 지원자들의 실력 편차가 워낙 적어 경쟁은 상당한 편으로 볼 수 있다. 교직이수자 양연재(영문·4) 양은 “1학년 때 교직이수를 위해 1,2학기 과 수석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며 “1학년 성적 평균은 4.45였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대부분의 교직과정 이수자들은 1학년 생활의 대부분을 학과 공부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사범대 및 교직과정 주임 교수들은 학생들의 교직과정 선호 이유로 ‘안정성’과 ‘사회적 명예’ 등 교직이 가진 매력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많은 학생들이 교직이수를 교사자격증을 따기 위한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김영수(국문) 교수는 “문과대는 경영 등 실용학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힘들어 교직이수에 더 몰리는 것 같다”고 했다. 고상숙(수학교육) 교수는 “교사자격증 소지자는 사교육기관에서도 우대 한다”며 “사교육 붐과 경제적 불황에 따른 취업난이 맞물려 비롯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교직과정 이수자 중에는 실제로 이러한 ‘보험의식’을 가지고 교사자격증을 따는 경우도 많았다. 신한별(중문·4) 양은 “교사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임용고시 볼 계획은 없다” 며 “지금은 다른 목표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교직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양은 “교생실습 인원 19명 중 임용고시 준비자는 4명밖에 없었다”며 “임용고시 합격이 너무 힘들어 요즘은 임용고시가 필요 없는 사립학교나 기간제 교사가 인기”라고 말했다. 양 양에 따르면 기간제교사도 퇴직금 등 정교사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학교들이 대부분 추천제로 교사를 채용하기 때문에 5년 기간이 끝나도 재채용 걱정이 없어 20년 넘게 기간제로만 일한 교사들도 많다고 한다.

한편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엄청난 경쟁률 압박에 하루 반나절을 꼬박 공부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고 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박한솔(전자전기·4) 양은 하루 밥 먹는 시간 빼고는 거의 공부만 해, 평균 10시간 정도 공부하고 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박양은 임용고시 합격이 힘들긴 하지만 일단 합격하기만 한다면 교사는 평생 대우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취업을 위해 면접준비, 영어성적 등 다양한 스펙을 쌓는 것보다 한 가지에 몰두해 공부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고 교직 희망 이유를 설명했다.

김상천 기자 firestar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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