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줄다리기 승리 방정식
88. 줄다리기 승리 방정식
  •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 승인 2010.05.26 15:05
  • 호수 12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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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시절, 봄이나 가을마다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벌어졌다. 체육대회에서 꼭 벌어지는 경기 중 하나인 줄다리기는 모든 학급원들이 참여할 수 있어 줄다리기에서 1등을 하는 것은 어떤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짜릿하고 흥겹다. 요즘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기는 어렵지만, 각 학과별 체육대회나 동문체육대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이었던 바로 이 줄다리기를 이기는 과학적인 방법은 없을까? 힘이 센 친구가 많았을 때, 그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친구들이 많았을 때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과연 그럴까? 이번 시간에는 줄다리기를 이기는 승리 방정식을 알아보자.
줄다리기에서 알아야 할 첫 번째는 작용 반작용이다. 기본적으로 힘이 셀수록 이기기 쉽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배운 뉴턴의 운동 법칙 중에는 ‘A가 B에게 힘을 가하면 B역시 A에게 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작용 반작용법칙으로 A반이 줄을 통해서 B반을 잡아당기면, B반이 아무런 힘을 주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B반이 A반을 잡아당기는 똑같은 크기의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줄다리기에서 굳이 큰 힘을 줄 필요는 없다. 힘을 세게 주면 줄수록 우리 반도 같은 크기의 힘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마찰력이다. 줄을 통해서 받는 힘의 세기는 양쪽이 똑같기 때문에 줄다리기에서 이기는 문제는 끌려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즉, 마찰력을 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줄에 의해서 힘을 받았을 때 끌려가지 않으려면 첫 번째는  줄과 손 사이의 마찰력을 크게 해야 하고, 두 번째는 발과 바닥 사이의 마찰력을 크게 해야 한다. 따라서 장갑을 끼고, 바닥이 거친 신발을 신거나 땅을 파서 마찰을 크게 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마찰력의 세기는 무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친구가 있는 반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구령을 맞추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통 시너지 효과라고 말하는 것이 나타나기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나타난다고 한다. 1+1이 2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링겔만 효과’라고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실험을 했는데, 1대 1 게임에서 1명이 내는 힘을 100이라 할 때, 2명이 참가하면 93, 3명이 참가하면 85로 사람이 늘수록 공헌도가 떨어지는 이런 심리적 현상을 찾아내고, ‘링겔만 효과’라고 하였다. 줄다리기와 같이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때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심리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상대방 편의 구령에 엇박자가 날 때를 공략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 비법은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문의 손잡이를 보면 경첩에서 가장 먼 쪽에 달려 있다. 이것은 지레의 원리에서 알 수 있듯이 받침점에서 힘점까지의 거리가 멀수록 적은 힘으로도 큰 힘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승리방정식 “낮은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줄다리기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의 균형을 무너뜨려서 마찰력을 크게 하지 못하는 방법이 있다. 힘을 받는 부분은 줄을 잡고 있는 부분이고, 마찰력을 작용하는 부분은 발 부분이기 때문에 발과 줄까지의 거리가 길면 적은 힘을 받아도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방법은 줄을 잡을 상태에서 뒤로 넘어지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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