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기간 주점은 계륵(鷄肋)
축제기간 주점은 계륵(鷄肋)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06.01 13:08
  • 호수 12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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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전·천안캠퍼스 축제가 막을 내렸다.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대부분의 행사는 주최자들만의 행사로 끝났다. 대성황을 이룬 건 역시나 비싼 돈 들여 초청한 가수들의 무대뿐이었다. 기껏해야 3~4곡 부르고 가는데 뭐 하러 수백, 수천 만 원을 들여가며 가수들을 불러야 하나 싶다가도 가수들이라도 와야 다함께 소리 질러가며 하나 되는 모습을 보면 전혀 그 효과가 없지는 않구나 생각이 든다.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축제에 열띤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정작 “그래서 어떻게 바꿔야 되는데?”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 한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건전한 축제문화’란 것이 축제기간 금주령이라도 내리자는 말인지 심각하게 의문이 든다. 어찌됐든 현재 축제문화는 매우 빈약하다. 학교 꽤나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축제 그거 별거 없다”고 말하기 일쑤고, 영화에서 나오는 축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입학한 신입생들은 주점에 앉아서 술만 마시다 끝나는 대학 축제를 경험하며 ‘축제가 이런 거구나’라고 인식한다.

   축제가 축제다울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보면 그 핵심에는 주점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축제기간 학과, 동아리별로 설치되는 주점은 학생들의 행사 참여율을 떨어뜨리고 학과 단위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것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주점 운영에는 많은 학생들의 손이 필요하며 1학년들은 거의 의무적으로 주점 일을 도와야 한다. 행사 참여 인원 중 상당비율을 차지할 1학년들이 주점에 묶여버리니 행사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주점 운영만으로도 벅차다 보니 주점을 여는 학과나 동아리에서 별도의 행사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주점 폐쇄는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축제기간 모든 학과가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주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학생회는 학과 학생들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점은 축제기간 소속 학생들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밤을 지새워가며 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빈약한 안주에 간이식 의자와 탁자뿐이지만 그런 주점이라도 없으면 학생들은 축제기간에도 조기 귀가를 해야 한다. 또한 축제에는 졸업생들도 참여하는데 주점은 그들을 위한 작은 쉼터가 돼 주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점의 특징 중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학과별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주점 운영 시스템을 단과대 단위로 묶어서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운영에 드는 장소와 인력을 확연히 감축할 수 있고 남는 인력으로 다양한 행사 개최가 가능할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축제에 대한 막연한 비판만 해왔을 뿐 냉정히 관찰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면서도 단국인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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