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정보 제대로 제공되고 있나 ① 허술한 강의계획서 “뒷걸음에 쥐 잡는 격입니다”
강의 정보 제대로 제공되고 있나 ① 허술한 강의계획서 “뒷걸음에 쥐 잡는 격입니다”
  • 단대신문 특별취재팀
  • 승인 2010.08.31 14:04
  • 호수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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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계획서 미작성 181개 , 부실한 계획서 수강신청 혼란

강의 정보 제대로 제공되고 있나 ① 허술한 강의계획서


“뒷걸음에 쥐 잡는 격입니다”

 


강의계획서 미작성 181개
부실한 계획서 수강신청 혼란

 

수강신청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3학년인 A군은 시간표를 짜는 도중 황당한 일을 겪는다. 한 교과목의 강의계획서를 보고 싶었지만 ‘담당교수가 배정되지 않아 강의계획서를 볼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창만 뜰 뿐이었다.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선 전공필수과목인 이 강의를 꼭 수강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교수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강의내용도 교과목 이름만으로 짐작해야하다니… 난감해졌다.
2학년 B양은 수강신청 전 핵심교양 영어 교과목의 강의계획서들을 살펴보았다. 원어강의인 만큼 외국인교수들의 수업 방향이 궁금했던 B양. 하지만 가르치는 외국인교수의 이름만 달랐을 뿐, 핵심교양 영어 교과목 이름이 똑같듯이 거의 모든 강의계획서들도 ‘복사-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판박이였다.
모 교과목은 강의계획서가 존재하긴 했지만, 도저히 강의계획서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 하고 있었다. 첫 수업시간이 ‘오리엔테이션’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교수가 앞으로 어떤 내용으로 강의를 이끌어 나갈지는 ‘오리무중’이었다.

학생들은 수강신청 전 강의계획서를 통해 구체적인 강의내용과 강의방법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학습효과까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수강신청이 시작되고도 올라오지 않는 강의계획서,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부실한 강의계획서들로 인해 학생들의 교과목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 강의계획서 작성상태 확인을 위해 본보 기자들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죽전·천안캠퍼스 총 4,524개의 강의계획서를 확인한 결과 181개가 미작성 되어 있었다. 또한 강의계획서가 기재되어 있어도 ‘교과목의 개요’, ‘교육목표 및 학습효과’ 등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세부정보가 공란인 강의계획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강의내용 및 방법란에 ‘수업 시 학생들과 상의 후 결정’이라고 기재된 강의계획서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이미 1차 수강신청이 시작되고 난 후에 이뤄진 것으로 수강신청 전에는 더 많이 작성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과 수업 담당 관계자는 아예 올라오지 않은 강의계획서는 “신임 교수님들의 경우 9월달부터 입력이 가능하고, 해외 출장을 간 교수님의 작성이 미비한 점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비한 강의계획서의 경우 모두 입력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라며 덧붙였다.
이렇듯 부실한 강의계획서들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평소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본다는 신소연(행정·4) 양은 “수강신청이 다가오는데도 강의계획서를 너무 늦게 올려주거나 아예 올라오지 않는 것도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이미형(영어·1) 양은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강의계획서는 시험계획 등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의계획서를 미작성한 상경대학 모 교수는 강의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강의의 특성상 기재의 필요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강의는 모두 기재되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강의계획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교수는 그 이유를 “첫 강의 때 자세한 사항을 말해주기 때문에 강의계획서에는 어떤 범위에서 수강을 하는 지 정도에 대한 것만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단대신문 특별취재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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