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주고 받는 ‘말’
마음을 주고 받는 ‘말’
  • 정 공(문예창작·4)
  • 승인 2010.09.10 15:53
  • 호수 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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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의 모든 일들을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 공중전화기에 동전을 넣던, 우체국에서 전보를 보내던 시절은 박물관의 유물처럼 먼 이야기이다. 눈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를 하고 포털 사이트에 뜬 오늘의 뉴스를 훑어보고 필요한 물품들을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하는 세상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준 정보통신의 발달,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단점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중 가장 대두되는 것이 바로 ‘인터넷 용어 사용’이다. 사실 인터넷 사용에 대한 논쟁은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갑론을박 되어왔다. 인터넷의 부작용은 인터넷 용어 이외에도 제법 많이 있지만 인터넷 언어만큼 꾸준하게 이슈화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용어에 대한 의견이 폭넓다고 볼 수 있다. 또 최근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의 유행으로 인해 인터넷 용어 사용이 다시 한 번 이슈화 되고 있다. 한정된 140자로 자신을 표현해야하는 점과 휴대폰으로 외부에서 작성해야하는 점이 만들어낸 인터넷 용어의 사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인터넷 용어의 장점을 들자면 무엇보다 편의성이라 할 수 있다. 정보화 시대에서 정보전달의 신속성은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는 사항이다.

그런 면에서 빠르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모티콘 사용의 경우 감정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한글의 파괴, 계층 간 소통의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인터넷과 거리가 있는 연령대나 계층의 경우 인터넷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서로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상에서 쓰이는 비속어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 또한 단점이다.

아직 가치관 형성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는 치명이고 인터넷의 자유성으로 인해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에 더욱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단순한 의사소통을 떠나 아름답게 사용해야 할 의무도 있다. 반짝거리는 시어로 쓰여진 시들이나 우리가 듣고 감동하는 노래가사들을 떠올려보자. 분명 인터넷 용어의 장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장점으로 인해 우리가 잃는 것들도 계산해보자.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단지 몇 글자로 표현할 만큼 단순하다고 생각하는가? 수십, 수백만의 단어들로도 우리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많은 표현들과 바른 언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우리가 지금 쓰는 언어는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또 그 다음 세대가 사용하는 말이다. 후손들이 아름다운 언어 사용을 바라는 것은 누구나 같다고 본다. 곧 돌아올 추석에 조카들이 인터넷 용어를 거리낌 없이 쓴다고 생각해보자. 인터넷 용어, 당장 우리가 떠안고 끝나는 말이 아니다. 쓸 때는 편하고 재밌을지라도 그것이 초래할 문제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고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서로 하는 말들은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다. 오늘, 아름답고 마음을 절절히 전할 수 있는 문장들로 마음을 전해보자. 상대방의 마음이 답장으로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정 공(문예창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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