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의 양성, 21세기 대학의 과제
제너럴리스트의 양성, 21세기 대학의 과제
  • 단대신문
  • 승인 2010.09.21 00:01
  • 호수 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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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6일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겸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이사장은 전공 학점 45학점만 이수하면 졸업하는 한국의 공대생들을 두고 공부를 더 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대학은 기본적으로 기초 학문으로 다져진 일반인(generalist)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공대생들도 사(史), 철(哲), 문(文) 정도는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고 하였다. 공과대학생도 인문학에 대한 기초 소양을 쌓고 수학과 과학 등 기초를 탄탄히 한 다음에 전공 지식을 쌓아야만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쓴 다치바나 다카시는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 세 분야의 지식을 폭 넓게 습득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의 기본적인 교양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면서, 현대는 ‘제너럴리스트’를 필요로 하는 시대라고 하였다. 학문 내지 지식의 세분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사회의 모든 현장은 일반적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학제간·학문간 장벽을 넘어 창의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공(工)’자 형태의 인재를 21세기 인재상으로 제시한 김영길 한동대 총장의 언급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학은 그동안 ‘특화된 전문직업교육’을 통해서 산업사회의 역군을 배출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일반적 보편지성교육’으로 전환할 때이다. 사회 다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융합과 통섭은 대학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 경희대학교가 2011년부터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하고 인문학 교양교육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와 같은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의 하나이다. 성균관대학교나 동국대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부 통합 내지 구조조정은 오늘날 대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징표인 것이다.

   대학 교육을 둘러싼 최근의 이와 같은 동향은 우리 대학에서도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스페셜리스트 양성에서 제너럴리스트 양성으로의 전환이라는 대학 교육의 흐름에 대하여 우리 대학은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대학 당국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기 위하여 현재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구성원들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활발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대학 교육의 방향을 구성원들과 함께 모색하는 길을 찾기 바란다. 대학 4년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능력과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허여된 마지막 기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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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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