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차별화 가로막는 대학평가
특성화·차별화 가로막는 대학평가
  • 단대신문
  • 승인 2010.10.06 22:16
  • 호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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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실시된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의 순위는 크게 엇갈렸다. 중앙일보의 경우 작년에 비해 중폭 상승한 평가를 받은 반면 경향신문 대학평가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등수를 받았다. 지난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도 이와 같은 격차를 보여 언론사별로 판이하게 다른 대학평가 지표에 문제점이 제기됐었다. 이번 경향신문 대학평가 역시 정량평가에 비해 정성평가 지표가 과도하게 많았다는 점과 평가지표가 소규모 대학에 유리할 수밖에 없게 구성되었다는 점 등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세한 문제점들에서 벗어나 국내 언론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대학평가의 큰 틀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 의문을 제기해본다.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분명 대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획일적인 평가지표를 사용해 매년 10여 개 국내 대학 간의 서열 바꾸기에 그치고 있는 대학평가는 국내 대학의 특성화와 차별화에 큰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종합평가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규모와 학생 수에 의거해서 그룹화하고 대학 특성에 따라 인문중심대학, 이공대학, 의과대학, 예술대학 등으로 학문별로 분류한 뒤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는 대학별로 나름대로 강점을 지닌 분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학평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SCI급 논문 수 역시 이공계 중심의 대학은 다량의 연구실적을 갖고 있는 반면,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대학은 논문 게재의 어려움으로 상대적으로 소량의 연구실적을 갖는 특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최고의 대학들로 알려진 하버드, MIT, 예일, 프린스턴 등을 제외하고도 작지만 최고의 교육을 자랑하는 윌리엄스 칼리지, 스워스모어 칼리지 등이 존재하며 이들 대학의 졸업생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한 인문학은 어느 대학, 자연과학은 어느 대학 등으로 각 대학의 특징과 장점을 이해하고 평가해준다. 유럽에서도 역시 그 대학 졸업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어느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했느냐를 중요시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특성화를 반영하는 학문분류 중심의 평가가 아닌 종합평가 중심의 기존 대학평가 지표에 의존한 결과 소위 명문대학으로만 수험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초래되었다. 지금의 대학평가 제도는 훌륭한 자극 효과와 평판 효과를 갖고 있지만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전공 분야에 따라 일류대학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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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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