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 석유?
옥수수 > 석유?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10.06 22:19
  • 호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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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독점은 미래사회에서 가장 큰 무기가 될 것

   ◇댜오위다오(일본명 센가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외교 분쟁은 희토류 카드를 앞세워 일본을 압박한 중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희토류 금속은 각종 첨단 제품에 필수적인 재료로서 세계 생산량 가운데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희토류 금속의 최대 수입국으로 앞서 7월에도 중국이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40% 적은 3만 톤으로 제한해 일본 업계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첨단과학시대가 도래했지만 자원의 거대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장 좋은 예로 미국을 들 수 있다. 미국은 매년 반중동국가인 이스라엘에 각종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중동국가들에게 많은 부담이 되는 행위지만 중동국가들은 미국을 제지하지 못 한다. 석유라는 최고의 무기를 가진 중동국가들이 미국에 대항하지 못 하는 것은 단순히 미국의 군사력 때문일까?

   ◇미국식 음식이 세계의 식단을 사로잡으면서 아이스크림, 밀크셰이크, 콜라, 소다수 등이 네팔의 산간까지 침투하게 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지방과 단백질 섭취 요구가 늘어나면서 사육하는 가축의 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결국 기존의 건초 등으로는 동물용 사료 공급량을 따라갈 수 없었던 개발도상국들이 닭, 소, 돼지 등의 사료로 미국 다국적기업의 옥수수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먹을거리의 4분의 1이 옥수수에서 나오고 있으며, 동물 사료 또한 절반은 옥수수가 차지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식용 옥수수뿐만 아니라 사료용 옥수수 수입에까지 매달리게 된 것이다. 중동의 석유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미국은 이러한 옥수수를 강력한 무기로 사용한다. 미국이 옥수수를 금수조치 할 경우 곡물을 자체 생산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동국가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자원무기가 희토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LCD 구동모듈, LED, 특수강 등에 사용되는 희소금속인 몰디브덴 역시 중국이 대부분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개발도상국들에 도로, 항만, 철도 등의 산업기반시설에 투자를 해주는 대가로 희귀광물 채굴권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00배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 아프리카는 이미 중국이 거의 평정했으며 남아메리카에까지 손을 뻗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희귀금속 개발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얼마 전 LG상사는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캐나다 상장사인 어거스타에서 미국 애리조나주의 로즈몬트 광산 지분 20%를 인수했다. 로즈몬트는 구리정광(원석) 약 30만t, 전기동(제련) 8,000만t, 몰디브덴정광 4,000t의 생산량을 갖고 있는 미국 3위, 세계 15위권의 광산이다. 이외에도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 등이 희귀금속 개발에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중국에 비해 희귀금속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이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미래사회에 가장 큰 무기가 될 자원독점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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