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다, 책을 읽는다.
세상을 읽는다, 책을 읽는다.
  • 정 공(문예창작·4) 군
  • 승인 2010.10.07 00:03
  • 호수 12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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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사라져간다. 천안에 대훈서적이 그랬고 3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던 부산의 동보서적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물론 이런 현상을 ‘책 읽지 않는 풍조’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다. 해마다 인터넷 서점 시장은 커져가고 가격전쟁이 일어난다. 책을 가장 많이 읽을 시기라는 대학시절. 과연 우리는 얼마나 책을 읽을까. 요즘은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준비를 시작한다고 한다. 도서관에 가도 인문서적보다 토익이나 공무원 시험서적을 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언론매체들은 심심하면 ‘책 읽지 않는 세대’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책 읽지 않는 세대’는 누가 만든 것일까.

세상은 필요에 의해 수요가 생기고 공급이 일어난다. 해마다 안정될지 모르는 취업난에 대학 입학하고부터 아니 대학 진학 전부터 취업에 대해 걱정하고 또 걱정한다. ‘먹고 대학생’이라는 말은 예전이다. 그 누구보다 걱정이 많고 노력하는 계층이 대학생이다. 청춘을 즐기고 책을 읽는, 학생들에게 그런 여유를 빼앗은 것은 다름 아닌 사회다. 우리 때는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저항했다는 기성세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이 이끌어낸 세상의 변화의 긍정을 무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끝없이 꿈꾸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라는 말.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독서열에 불타는 것은 쉽지 않다.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 그보다도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도 도서관에서 일 분 일 초를 아끼며 취업준비에 매진하는 학우들이 많다. 졸업을 앞두고, 혹은 졸업까지 미뤄가며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못하는 세상이다. 남들은 피서를 떠나는 여름에도 도서관을 떠나지 못하는 그들.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고 감히 말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긴팔을 입고 수시로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 누구보다 뜨거웠으니 이제 잠시 책 한권 읽으면서 숨을 돌리는 게 어떨까? 사회에 나가기 전의 우리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책들을 소개한다.

『장미와 찔레』는 ‘미주’라는 인물을 통해 사회에 첫 발을 딛고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지 실례를 들어 풀어내고 있다. 단지 ‘어떻게 하면 잘산다’식의 자기계발서가 아닌 구체적인 상황을 부여하고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인생기출문제집』은 우리의 인생 선배들이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과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답을 제시하는 인생 선배들이 한정된 직업이 아닌 각자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다방면의 지식과 나아갈 미래설정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취업과 사회진출에 대해 조바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어 이 가을 작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여유의 계절이기도 하다. 여유를 느끼기에는 너무 팍팍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선선하고 고즈넉한 계절에 잠시 내려놓지 않으면 언제 마음의 여유를 갖겠는가. 오래 달려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쉴 새 없이 달려야 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기에 잠시 숨 돌리는 게 어떨까. 오랜만에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빳빳한 책장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가을 지나는 소리를 들어보자.

정 공(문예창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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