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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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0.11.02 19:22
  • 호수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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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우리 대학에 ‘좋은 시선’
안에서는 아직도 기죽어 움추린 어깨


‘2010 단대신문 재학생 의식조사’를 기획하며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전국 대학들 중 우리 대학 수준’을 묻는 질문은 결과가 잘나오면 나르시즘이요, 반대라면 누워서 침 뱉기가 될 터였다. 결과는 침이 좀 묻는 수준이 아니었다. ‘상위권’이라는 응답자는 500명 중에 겨우 16명에 불과했다. 단국의 곰들이 얼마나 기가 죽어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객관적으로 ‘전국’ 대학들 사이에서 단국대의 순위는 ‘상위권’으로 평가되는 게 자명하다. ‘줄 세우기식’ 엉터리 기준으로 한참 밑지고 들어간 일간지들의 대학평가에서도 단국대는 올해 27위(조선일보), 37위(중앙일보)였다. 이 결과 역시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한, 국립대·소규모 특성화 대학의 순위가 높게나올 수밖에 없는 이들의 ‘악명’높은 평가기준에서 비롯된 기분 나쁜 순위였다. 의·치·약대가 있는 4년제 종합대학인 우리는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당시엔 학생들도 분노하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왜 자그마치 477명이라는 압도적인 수의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중·중상·중하’로 평가했을까.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3 시절 외우던 ‘SKY서성한….’어쩌고 하는 소위 ‘대학서열’에 비춰 평가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의 자격은 ‘SKY’밖에 가질 수 없으니, 우리를 중위권에 넣는 것 말고는 별 도리가 없을 수밖에. 그런 ‘서열’에 비춰 평가한다면 우리 대학이 중위권이라는 평은 전혀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다.

다른 이유로는 우리 어깨가 푹 쳐져있기 때문이다. 캠퍼스 이전 이후 벌써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움츠러든 어깨가 좀체 펴지질 않고 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밖에서는 ‘부활의 날갯짓’하며 추켜세우는데, 정작 우리는 왜 아직도 기가 죽어 있나. 타 대학에서는 서로 자기네가 좋은 대학이라고 자랑하고 과장까지 하는데, 우리는 끝도 없이 자기비하하고 툴툴댄다. 위의 설문 응답자 중에는 심지어 ‘하위권(7명)’이라 답한 학생도 있었다. 이들도 진심으로 우리 대학을 전국하위권 대학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 7명은 떨어진 학교 위상에 ‘냉소’를 보낸 것이다.

다시 차분히 생각해 보자. 우리 대학은 2007년 이후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대외 평가뿐만 아니라 객관적 수치상으로도 그렇다. 그런데도 계속 싸늘한 조소를 보내는 게 맞는 일일까? 비난과 조소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비난보다는 응원과 격려를 보낼 때다. 칭찬은 모든이를 춤추게 한다. 나무랄 건 가감 없이 나무라되, 잘한 일에는 칭찬과 격려를 아낄 필요가 없다. 자기 스스로를 비하하면서 남이 잘 봐주길 바라는 건 모순이다.

떨어진 학생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대학단위에서의 움직임도 필요하다. 열심히 하는 만큼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왼손 한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할 게 아니라, 오른손은 물론이요 머리 어깨 무릎 발이 다 알게끔 알려서 학생들의 응원을 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곰들이여, 어깨를 좀 펴자.

김상천 기자 firestar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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