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Halloween Day
④ Halloween Day
  • 고민정 기자
  • 승인 2010.11.11 18:32
  • 호수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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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귀신들의 축제, 한국의 동짓날 액땜 풍습과 비슷

▲지난달 31일 뉴욕에서 열린 할로윈 축제에서 한국의 처녀 귀신으로 분장한 팀이 큰 인기를 끌었다.

“Korean Ghosts is very scary!” 지난달 31일 뉴욕에서 열린 할로윈 축제에서 처녀귀신과 저승사자 분장을 한 ‘한국 귀신 팀’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에 등장한 우리나라 귀신 캐릭터는 축제에 온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한국 귀신의 자존심을 지켰다. 

매년 10월 31일 귀신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는 날로 알려진 이 할로윈 데이는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이(Samhain)축제에서 유래되었다. 켈트족들의 새해 첫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인데 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속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죽은 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이 기거할 상대를 선택한다고 여겨, 사람들은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을 차갑게 만들어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하며, 이 풍습이 할로윈  데이의 시작이다.

그러다 로마가 켈트족을 정복한 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교황 보니파체 4세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하면서 그 전날이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All Hallows’Eve)’가 되었고 이 말이 훗날 ‘할로윈(Halloween)’으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서도 할로윈 축제가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이제는 전 세계적 축제가 되었다.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할로윈 데이 밤이면 마녀·해적·만화주인공 등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trick or treat(과자를 안주면 장난칠 거야)”를 외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초콜릿과 사탕을 얻어간다. 한편 할로윈 데이에는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이라 불리는 호박 등이 등장한다. 속을 파낸 큰 호박에 도깨비의 얼굴을 새기고, 안에 초를 넣어 도깨비 눈처럼 번쩍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장식품이다. 이 등은 귀신에게 길을 밝혀주고 종교적으로는 빛이 어둠을 누른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여겨진다.

‘잭 오 랜턴’의 유래는 옛날 영국의 서쪽 아일랜드에 살던 구두쇠 Jack이라는 영감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Halloween Day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죽은 Jack 영감은 나쁜 일을 많이 해 천당에서는 받아주지 않게 되자 지옥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악마 역시 영감을 받아주지 않고 지옥문을 잠가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악마는 영감에게 지옥에 있는 시뻘건 불덩어리를 하나 던져주었는데 Jack 영감은 그 불덩어리를 호박 속에 담아 호박 등을 만들어 들고 다니며 떠돌게 되었다고 한다.

서양의 할로윈 데이처럼 한국에도 동짓날 붉은 팥죽을 먹으며 액땜을 하는 풍습이 있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이 악귀를 쫓는 주술행위인 것처럼 서양 사람들 역시 곳곳에 기괴한 유령과 무덤을 만들어 악귀를 쫓고 나쁜 기운을 없애려 노력한다.

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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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jko92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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