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치선거 그 명암
학생자치선거 그 명암
  • 정 공(문예창작·4)
  • 승인 2010.11.16 12:42
  • 호수 1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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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무척 짧았다. 모두 옷깃을 여미는게 확실한 겨울이다.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추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졸업이 다가오고 몸과 마음 모두가 싸늘한 계절이다. 그런 겨울과 함께 학생자치선거의 시기가 찾아 왔었다. 대자보가 걸리고 피켓을 들고 인사하는 후보들. 낯설지 않다. 더불어 낮은 투표율도 마찬가지다.

 운동권과 비운동권. 이렇게 후보가 나뉘어 피터지게 선거운동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몸싸움이 오갈 때도 있었고 흑색선전이 난무하기도 했다. 후보들과 선거운동원이 아니더라도 학생들 모두 투표에 뜨거웠다. 학교에서 후보의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토론했던 그 시절. 투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시대는 변했다. 이제 더 이상 피토하는 목소리로 선거연설을 하는 후보도 사라졌고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투표는 선택사항, 정말 귀찮은 선택사항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투표하는 학생보다 수업에 늦어 달려가는 학생이 더 많아진 시대다. 후보가 난립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지금은 단독후보인 경우도 많아졌다. 그 모든 것이 당연스레 여겨지는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학생들이 투표에 관심이 많고 여러 후보가 있을 시기엔 서로간의 견제로 인한 후보의 자질검증이 용이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것들이 전무하다. 더군다나 학생들 역시 관심이 없어지면서 당선자를 견제한 제동장치들이 거의 사라졌다. 그만큼 당선자들이 해이해지고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겨도 견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학생자치선거만이 아닌 일반 선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역사들을 뒤돌아보면 무관심과 무지로 인한 정치적 무관심, 그로인한 민주주의의 후퇴의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과거의 일로 그쳐지지 않는다. 우리가 투표에 무관심해지면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무서운 현재진행형임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학생들의 낮은 참여율에 대한 이유도 있다.

 불안한 사회적 현실, 언제 낙오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취업에 대한 고민들. 그런 복잡한 생각들은 대학을 대학 자체로 보기 보다는 단지 거쳐 가는 버스정류장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학교공부보다 취업공부가 먼저인 세상이 아니냐고 한다. 세상을 즐기며 투표에 신경 쓰기에는 여러모로 마음이 무겁다. 너무 개인주의가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세상 자체가 만들어낸 개인주의이다. 남 탓할 필요가 없다. 다들 취업준비에 바쁘고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자꾸 조바심이 들고 한숨만 나온다.

 대자보는 단지 늘어난 풍경일 뿐이다. 후보의 유세는 소음일 뿐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수천의 학생 중에서 나 하나 투표한다고 해서 될 사람이 안 되고 안 될 사람이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학교의 주인은 우리이다. 학교 아래 학생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 위에 학생이 있는 것이다. 우리 하나하나가 모여 단국대학교라는 거대한 집단을 이룬다. 그렇기에 우리의 한 표가 중요한 거라고 할 수 있다.

 추운 날씨지만 잠깐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투표지에 도장을 찍어보자. 커피도 채 식지 않을 짧은 시간이 학교의 미래를, 그리고 학생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뽑은 후보가 어떻게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지 관심을 가지며 애교심을 키울 수도 있다. 단국대학교, 평생 우리를 따라다닐 꼬리표이다. 좋아도 우리학교 미워도 우리학교다. 그 학교를 바르게 이끌어갈 사람은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하는 것. 당연한 일이 아닐까?

정 공(문예창작·4)

정 공(문예창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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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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