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리포트가 해피캠퍼스에 돌아다니고 있다?
내 리포트가 해피캠퍼스에 돌아다니고 있다?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11.16 17:39
  • 호수 1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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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정보로 가입 시 범인 밝혀내기 쉽지 않아

 


  지난달 15일 네이버에서 소설가 김탁환의 신작 소설을 검색하던 최부선(국어국문·4) 양은 리포트 제공란에서 자신이 수업시간에 썼던 리포트와 서론이 똑같은 리포트를 발견했다. 제목은 달랐지만 그 외 것들은 완벽히 똑같았다. 출처는 리포트 판매 사이트인 해피캠퍼스. 최 양이 해피캠퍼스에 접속해서 해당 아이디로 검색해보자 267개의 리포트가 검색됐고 이 중 수업시간에 자신과 친구들이 제출했던 리포트들이 전부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업들은 이러닝 캠퍼스를 통해 다른 학생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열람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최 양은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쓴 리포트도 알아볼 수 있었다. 해당 아이디로는 국어국문학과 수업과 관련된 리포트 외에도 경영학과 수업과 관련된 리포트들도 올라와 있었다.

   이 사실은 즉각 국어국문학과 정해진 조교에게 알려졌고 정 조교는 이러닝 전산팀을 통해 해피캠퍼스 측에 리포트 무단 도용 및 판매가 있었음을 알렸다. 하지만 무단으로 리포트를 제공한 범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해피캠퍼스 측은 법적인 절차에 의한 판결 전까지는 해당 아이디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해피캠퍼스 측은 해당 아이디 사용자의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을 시도해보았지만 연락이 닿질 않자 우리 대학 학생들이 확인하여 제출한 리포트 목록에 해당하는 게시물만을 삭제하도록 했다. 하지만 리포트를 도용 후 제목을 바꿔서 사이트에 게재하였기 때문에 완벽하게 도용된 리포트 삭제가 불가능하였으며 경영학과 수업과 관련된 리포트 역시 학생들의 확인이 안된 상태이다.

   최초 발견자인 최 양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목까지 바꿔서 올린 것으로 보아 매우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범인이 누군지 꼭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 중에는 경찰에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걸 계획인 학생도 있지만 그 또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및 형사고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저작권분쟁은 대부분 민사상의 분쟁으로, 소송으로 해결하려면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양 당사자가 화해를 하도록 조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리포트 등재자가 허위 개인정보로 사이트에 가입했을 경우 상대방을 찾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도 요원하다고 한다. 해피캠퍼스 측에 의해 해당 아이디 사용자가 우리 대학 학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러닝 캠퍼스를 이용한 것으로 보아 우리 대학 학생의 친구이거나 우리 대학 학생이 해피캠퍼스 아이디를 해킹해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리포트 도용은 우리 대학에서는 처음 일어난 일이지만 타대학에서는 몇 차례 전례가 있었다. 한 리포트 유료사이트 관계자에 의하면 항의에 의해 밝혀진 리포트 도용이 100건 가운데 1건 정도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리포트 도용과 관련해 우리 대학 이러닝 지원팀은 현재까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닝 캠퍼스를 통한 리포트 제출 시 다른 학생들이 열람하지 못하는 과제물 게시판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어 보인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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