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균형
언론과 균형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11.24 08:31
  • 호수 1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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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언론사가 추구해야 할 내부적 다원성

   ◇대학 내 학생회는 그 성격에 따라 운동권과 비운동권으로 구분된다. 이 두 집단은 확연히 다른 성향의 차이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기 보다는 대체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기 일쑤다. 우리 대학에도 운동권인 자주적 학생회와 비운동권인 신선한 학생회가 있다. 두 학생회는 매년 총학생회장 선거 때마다 대표들이 출마하여 경쟁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이러한 학생회의 성격을 파악하고 한 쪽을 지지하기도, 중립을 유지하기도 한다.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양립은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대학 구성원들의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올바른 경쟁을 통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두 학생회의 임원들은 누구보다 학교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학생들이며, 방법에 있어서 차이는 존재할지라도 결국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이러한 균형은 언론사에서도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대학 언론매체의 경우 한 쪽만을 지지하고 다른 한 쪽을 깎아내리는 극단적인 경향을 띄어서는 안 된다. 대학 안에도 많은 갈등의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못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한쪽 경향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 점은 단대신문에서도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며, 기사의 선정과 취재에 있어서도 균형 유지에 특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신문의 경우 일반적으로 경향성을 띌 수 있지만 특수한 경우 그러한 경향은 인정되지 않는다. 언론은 독자에게 다원성이라는 요소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이 다원성에는 하나의 언론매체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내부적 다원성과 전체 국가 안에서 언론매체들 각각이 균형을 이루는 외부적 다원성이 있다. 대학 내 언론사는 그 개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외부적 다원성이 아닌 내부적 다원성을 추구해야 하며 따라서 경향의 자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죽전캠퍼스 총학생회장 선거 후보자 인터뷰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공약을 비판적으로 점검해보는 기획이었기에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한쪽 후보자를 돋보이게 하는 내용으로 흘러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의도의 유무에 상관 없이 독자에게 단대신문이 경향성을 띈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였다. 질문의 개수, 비판적 질문의 강도, 내용의 배치 등 사소한 것 하나에 있어서 신중한 고려를 해야 했다. 언론의 경향은 때로는 오해에서 비롯되기도, 또는 매우 우연적인 부분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늘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언론은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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