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젊음의 죽음을 기억하자
이 젊음의 죽음을 기억하자
  • 단대신문
  • 승인 2010.12.01 08:13
  • 호수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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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23일에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은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마른 하늘에서 날아든 포탄으로 2명의 해병대원과 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군사시설을 비롯해 연평도 주민의 생계 터전이 포화에 휩싸였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영토와 민간인이 대규모 폭격의 표적이 된 비극이자 충격 그 자체였다.  

   산화한 해병대원 중의 한 명인 고 서정우 하사는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 법학과 1학년을 다니다가 입대한 우리의 단국인이다. 장호성 총장과 교무위원, 학생대표들이 성남 국군수도병원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고, 총학생회가 마련한 우리 대학의 죽전·천안 분향소에는 서정우 학우의 넋을 기리는 단국 가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리 대학의 홈페이지에 개설한 추모 게시판에는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글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어느 학우는 “우리와 같이 대학생활을 하던 젊은 청년 서정우 학우의 슬픈 소식에 참으로 애통합니다. 하늘에서는 아무 고통 없이 행복하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분단 민족의 비극, 이땅의 고통을 한몸에 안고 떠난 서정우 학우가 그 먼 나라에서나마 영면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해 두어야 한다. 꽃다운 젊음이 피어나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친구들을 남겨두고 한줌의 재로 변해버리는 현실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지난 3월의 천안함사건이나 이번의 연평도사건에서 보듯이, 남북한의 대립각은 언제 어느 때라도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분단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와 같은 현실은 하나뿐인 생명은 물론이고, 안온한 일상이나 미래에 대한 꿈마저도 빼앗을 수 있는 엄혹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는 서정우 학우와 같이 조국을 지키다가 순국한 젊은 영혼들이 있음으로써 위로받고, 그들의 희생에 용기를 얻어 이 진저리나는 분단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인내를 갖는다. 이 젊음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 그것은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이땅에서 지금 우리가 해나가야 할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대학은 고 서정우 하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민족 분단의 역사 앞에 그의 죽음을 명예롭게 하는 일은 남겨진 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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