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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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정 기자
  • 승인 2010.12.02 22:16
  • 호수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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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학보를 어떤 용도로 쓰고 있습니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홀연히 나타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대학 학보사 학생기자들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졸업식까지, 각종 행사와 소식들을 찾아다니며 펜으로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단대신문 역시 매주 화요일 발행되는 신문을 통해 학우들에게 다양한 정보 전달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자 매년 12월 단대신문 학술·문학상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단대신문에는 본인을 포함한 총 19명의 기자들이 학업과 더불어 취재와 기사작성으로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공강 시간을 쪼개 빠듯이 취재를 하고 바로 숨이 차게 강의실로 달려가야 수업시간에 지각을 면하기 일쑤고, 매주 평균 3건 이상의 기사작성으로 꽃 같은 나이에 주말 반납은 당연지사다. 또 3~4시간이 걸리는 회의에도 군말 없이 열심히 참여하는 1학년 기자들을 볼 때면 3학년 선배로서 가슴이 짠해지기도 하면서 대견한 마음이 든다. 

매일매일 기사 마감에 쫓기고 늘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압박감과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갓 스무 살이 된 그들이 감당하기엔 어려울 터인데도 어쩔 땐 선배보다도 더 담담하게 잘 해내는 그들이다. 또 모든 기자들이 신문이 발행되는 날 아침 학생들에게 직접 신문을 나눠주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학보사 기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쓰여 진 학보를 재학생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엔 우산으로, 밥 먹을 땐 멋진 식탁보로,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대학 신문은 기꺼이 일회용 돗자리로 변신하기도 한다. 어느새 대학 신문이 다른 의미(?)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대학 신문이 본래의 용도를 잃어버린 탓에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떠돈 것도 한참 전 일이다.

학생들은 대학 신문을 안보는 이유로 신문의 홍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또 하나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학생이 기자의 역할을 겸하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열혈독자가 부족한 대학 신문은 없어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학도 하나의 사회이며 사회 내 이슈를 정리하고 제안하며, 사회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대학 신문사가 존재한다.
대학 신문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생존방향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학내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대학 신문 기자들이 더 노력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독자들도 더이상 외면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학 신문은 나와 상관없는,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거액의 등록금을 내고 학내 언론의 기사를 읽는 것은 학생이 가진 권리 중 하나이다.
어떤 기관도 내부 구성원들로만 만들어 갈 수는 없다. 기관의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피드백을 받아야한다.
단대신문도 더 나은 기사 제공과 학생 참여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에 힘입어 요즘은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더이상 대학 신문이 자장면 받침대로만 쓰이질 않길 바래본다.

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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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jko92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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