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생각해요”
  • 박윤조 기자
  • 승인 2011.02.23 17:54
  • 호수 1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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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구생활 ①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 김민구 씨

직업탐구생활

① 청중들 입맛에 맞게 맛깔나게 요리하는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 김민구 씨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는 비슷하다. 공모전, 어학연수, 학점관리, 인턴 등 대부분이 다하는 수준의 스펙을 맞추기에도 바쁘다. 그러나 취업에 정작 문제가 되는 점은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이 하나 같이 너무나 똑같다는 것이다. 단대신문이 이번 학기부터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늘날 전도유망한 직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 ‘직업탐구생활’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선택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민구 씨의 수첩에는 앞으로 남의 제안서가 아닌 자신의 제안서를 빛낼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항상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슬라이드 : 제목, 두 번째 슬라이드 : 목차 소개’, ‘(흰 종이를 보며 국어책 읽듯이)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발표를 맡은 OOO입니다…’로 시작하는 천편일률적인 프레젠테이션에 질려있는가. 프레젠테이션의 ‘프’ 자만 들어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가. 그렇다면 이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어떨까. 바로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 ‘바나나PT(www.bananapt.com)’ 김민구(32) 대표다.


그에게 프레젠테이션 자체가 직업이다. 기존의 PPT위탁업체들이 PPT디자인만 그럴싸하게 내놓았다면 그는 PPT제작은 물론 기획, 발표 등 1인 다(多)역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멀티 플레이어다. 또한 프레젠테이션 컨설팅을 해줄 때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에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잘 버무려 일을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성공률도 높다. TG삼보, KT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컨설팅, 발표를 맡아 한 프레젠테이션이 200억 규모로 공개 입찰되는 등 기업들의 사업적인 성공을 보장해준다. 이젠 기업들이 신뢰하는 컨설턴트로, 가만히 있어도 컨설팅, 발표 요청이 알아서 온다고.


그는 이 일이 단지 ‘재미있어서’ 한다. 하루 9시간 이상 프레젠테이션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나면 목도 아프고 몸도 힘들지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그 순간은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물론 처음엔 그에게 프레젠테이션은 단순한 생계수단에 불과했다. 우연히 영어 학원 PPT작성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차별화된 PPT를 만드는 데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 이후 프레젠테이션 아르바이트만 찾아서 했고 그것이 경력과 노하우가 됐다. 그러다 집안사정 때문에 밑바닥까지 맛보고 빚더미에 오른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프레젠테이션 뿐 이었다. 하루에 수 십군데 전화와 이메일을 해서 겨우겨우 일을 구했다. 이렇게 절박감을 가지고 한 우물만 팠던 결과, 어느 순간 프레젠테이션분야에서 컨설팅과 교육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김 씨가 말하는 프레젠테이션 시장과 이 직업의 전망은 밝다. 그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프레젠테이션 능력, 남보다 훨씬 더 잘하게 되면 그 능력이 연봉을 높여준다(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초·중·고로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 즉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첫째, 파워포인트를 굉장히 ‘잘’ 다뤄야하며 둘째, 기획력 셋째, 발표력을 지녀야 해요”라고 3가지를 일목요연하게 말했다. 또한 그는 일상생활에서 잡지광고도 그냥 넘겨보지 않고 사진, 글의 위치까지 편집의도를 생각하고 적는다. 이처럼 그의 프레젠테이션 기획력의 원천은 사소한 것도 쉽게 지나치지 않고 생각하고 메모하는 힘이다.


여기에 그는 자신만의 한 가지 신념을 더한다. “항상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생각해요.”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청중들의 입맛에 맞게 맛깔나게 요리해주는 요리사 같다. 좀 더 간결한 텍스트, 좀 더 많은 그림을 사용하여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그의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보듯 항상 청중(기자)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며 말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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