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행동에 의미나 원인이 없는 것은 없습니다. 한동안 인기를 모았던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김주원과 길라임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인지, 부족함이 없이 완벽한 김주원이 길라임을 사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또한 현실적으로 김주원처럼 완벽조건을 가진 사람이 고아에 스터트우먼인 길라임을 좋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 많은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심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애인이나 배우자를 사귀는 되는 데는 “신기성”과 “유사성”의 원리가 있습니다. 신기성이란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 성향, 습관, 성장배경 등을 가진 대상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유사성은 자신과 성격, 성향, 습관, 성장배경 등이 유사한 대상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나와 다르다는 것은 우리에게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익숙해지는데 심리적 에너지가 들고, 상대방의 행동이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야기합니다. 유사성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마음이 나와 같기 때문에 예측가능하며, 익숙하며 편안함을 줍니다. 하지만 호기심이나 흥미, 새로움을 경험할 때의 설렘 등을 주지는 못합니다.

이런 경향성은 사람들의 다른 행동에서도 나타나는데, 음식을 먹어도 항상 새로운 것만 찾아다니며 먹는 사람과 항상 같은 음식점에서 같은 메뉴를 먹는 사람도 그 예입니다. 새로운 음식은 맛이 없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하지만 기존에 내가 경험한 것과는 다른 것을 경험하도록 해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반면 자주 갔던 음식점이나 음식은 이미 맛이 검증되어 있기에 맛없는 것을 먹을 실패의 확률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새로운 음식이나 더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을 기회는 줄어듭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것과 기존의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으로 나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안정의 욕구’와 ‘탐색의 욕구’라고 합니다. 안정의 욕구는 세상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경향성으로 새롭고 낯선 것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고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탐색의 욕구는 세상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곳이라고 생각하며 새롭고 낯선 것들을 적극적으로 탐험하려는 욕구입니다. 이들은 낯선 상황이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탐험하는 모험가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런 성향들은 더 좋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일 때는 안정의 욕구가 우세하게 작용하여 자신을 보호하며 안전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험하는 탐색의 욕구가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은 자신과 다른 길라임을 좋아하며, 백화점 운영 시 기존 틀에 강한 박상무와 다르게 새로운 생각들을 하는 것을 볼 때 탐색욕구가 더 강합니다. 새롭고 낯선 것을 두렵다고 생각하고 거부하기 보다는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은실(특수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