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멋진 실수’
[백색볼펜]‘멋진 실수’
  • 권예은 기자
  • 승인 2011.02.24 17:10
  • 호수 1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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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새로운 미래가 온다』로 이름 높은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던진 말은 “계획을 세우지 마라”였다. “미래학자가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되물음에 그는 말했다.
“그렇다. 스무 살에 이걸 하고 다음에는 저걸하고 하는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넌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그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은 복잡하고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 지난달 28일 방영된 MBC 스페셜에서 최근 시골의사 박경철과 함께 젊은이들을 위한 강연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박사가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업가 정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하고 결국엔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위험 부담을 안고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올해도 어김없이 파릇파릇한 새내기가 들어온다. 스무 살 이맘때쯤 단대신문사 앞에 선 나는, 한껏 긴장한 얼굴로 문을 두드리려는 손을 올렸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1학년 시절 나의 기자 활동은 새로움과 실수의 나날이었다. 준비 없이 무작정 취재처에 갔다가 취재원에게 쓴소리를 듣기도 하고, 선배에게 ‘피바다’가 된 기사 초고를 돌려받기 일쑤였다. 처음 교수님과 인터뷰 할 때 횡설수설 말을 더듬던 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뜨거워진다.
또 지나가던 모르는 학생에게 말 걸기까지가 얼마나 떨렸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

◇ 단대신문에서 시작한 나의 대학생활은 현재 단대신문에서 진행 중이며, 아마 끝도 단대신문에서 보게 될 것 같다. 막 입학한 새내기 때,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던 신문사 문을 용기 있게 열었던 당시의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물론 후회할 때도 있지만.) 한 번의 큰 맘 먹은 대가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라는 선물을 받았고 다니엘핑크가 말하는 ‘멋진 실수’를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월, 모두가 새로운 시작을 앞둔 입학과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새로운 걸음을 나설 젊은 20대들이 멋진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길 바라며 나는 용기 있게 새로운 무대로 들어올 당돌한 새내기 수습기자들을 기대해본다.

<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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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lver12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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