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캠퍼스 베트남 해외봉사-‘한·베 장애아동재활센터’
천안캠퍼스 베트남 해외봉사-‘한·베 장애아동재활센터’
  • 고민정 기자
  • 승인 2011.03.09 12:06
  • 호수 12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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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벽, 장애의 벽 따뜻한 사랑으로 녹여

■천안캠퍼스 베트남 해외봉사-‘한·베 장애아동재활센터’
언어의 벽, 장애의 벽 따뜻한 사랑으로 녹여


▲걸음이 약간 불편한 운동장애아동 링(13)과 함께한 본보 고민정 기자.

지난 2일 천안캠퍼스 학생회관 103-1호 다목적강의실에서 ‘2010학년도 동계 베트남 해외봉사단 해단식’이 열렸다. 지난 12월 21일부터 9박 10일간 박승환(경영) 사회봉사단장을 비롯하여 교직원 4명과 봉사단원 학생 28명 등 총 38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베트남 하노이 ‘한·베장애아동재활센터’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현지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단국인들의 모습을 담아본다. <편집자 주>


9일 간 교육활동, 벽화작업, 가족축제, 다문화가정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

▲‘We are together for love’ 팀원들과 아이들이 함께 만든 바람개비를 불고 있다.


#베트남 도착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5시간 걸려 도착한 곳,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하노이는 2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도시로 모든 교통과 문화, 교육 등의 중심지이다. 때문에 시내는 개발이 많이 되었지만 우리 대학이 봉사활동을 펼친 곳은 하노이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낙후된 지역이었다.

  늦은 새벽, 공항에 도착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현지 한국인 간사들이 처음으로 전한 말이 전기와 수도 공급이 언제 끊길지 모른다는 것이었을 만큼 낙후된 시설에 ‘해외봉사’로 들뜬 마음보다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
  베트남에서의 둘째 날 아침, 오랜 비행으로 노곤한 몸과 졸린 눈을 뒤로하고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센터 앞마당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우리보다 더 많은 수의 낯선 아이들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나자 마자 아이들은 거리낌 없이 다가와 먼저 손을 잡거나 달려와 안기기 시작했다. 조금 과격한 행동, 비슷비슷한 생김새, 카메라와 핸드폰 등 최신 전자기기에 큰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하고 말이 안 통하니 인사와 소개도 제대로 못해 답답하기도 했다. 그저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최은하(GCS NGO 봉사단) 간사의 영상을 통한 장애이해교육이 진행됐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교육 영상의 내용은 한 뇌성마비 장애인의 ‘1년 만의 외출’을 다룬 짧은 영화의 한 부분이었다. 용기를 내어 1년 만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 밖으로 나와 현관문을 잠그려고 하는 장애인을 옆집 아주머니가 발견하고는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인 줄 알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1년 만의 외출에 도전한 장애인을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는 장면이었다. 
 
  영상을 통해 일반인이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을 대할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장애란 조금 느릴 뿐 못하는 것이 아니며, 성급히 도와주기 보다는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 

  센터 아이들은 지적장애, 다운증후군,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가 몸이 불편한 아이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등 서로를 도우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나중에는 전혀 장애아동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평생 잊지 못할 선물
  봉사단은 교육활동, 벽화작업, 가족축제, 산림대학과 문화교류 등 현지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한국 아이들과 달리 교육활동으로 진행된 연 만들기, 풍선아트, 지점토 놀이 등에 그곳 아이들은 무척이나 흥미 있어 했다. 그리고 서툰 솜씨로 만든 한국 음식도 아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맛있다며 먹어주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교육봉사 연 만들기는 유난히 더운 날 야외 땡볕 아래서 진행됐는데 아이들과 함께 연을 만들고 다 만든 연을 하늘로 날리면서 아이들의 미래도 연처럼 훨훨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이 잘 안 날아서 실망한 아이에게는 더 잘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후텁지근하고, 잘 씻지도 못하고, 불편한 타지였지만 봉사단은 모두 불평불만 없이 더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다. 헤어지는 날이 가까워 올수록 더 많이 놀아주고 기쁘게 해주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곁에 있다 잠이 들곤 했다.

  어느새 우리는 아이들에게 동화되었고, 처음의 어색한 미소와 달리 그들의 환한 미소를 닮아가고 있었다. 첫 날에는 낙후된 시설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가족과 한국 생각도 많이 났지만 우리를 거리낌 없이 대해준 아이들과 현지 사람들에게 어느새 깊어진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척척 알아서 하게 되었고 아이들과도 자연스러워 마치 오래 사귄 친구처럼 꼭 잡은 손이 편안하고 따뜻했다. 때문에 헤어짐은 더 힘들었고 아이들도 우리들도 눈물을 감추기 어려웠다. 9일간의 추억과 서로의 얼굴을 사진 한 장에 남길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면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지만 정말 소소하게 느껴졌다. 가족축제에서 아이들이 우리들을 위해 준비한 무대의 감동과 자신의 간식까지 나눠주던 따뜻한 마음에 오히려 내가 더 큰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센터에서 한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대충 구겨 신은 내 신발을 보았는지 갑자기 걸음을 멈춰 쪼그려 앉더니 내 신발을 똑바로 고쳐 신겨주며 해맑게 웃던 아이의 얼굴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봉사란 내가 더 나아서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힘을 합쳐 해나가는 것이며, 서로의 따뜻한 마음과 정을 나누는 것이었음을.


#
다문화가정 친정방문
  이번 해외봉사에서는 다문화가정 방문 지원이라는 뜻 깊은 행사로 지난 1월 14일 MBC ‘나누면 행복’이라는 프로에 방영되기도 했다.
 
   우리 대학이 처음 실시한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에는 천안지역 베트남 하노이 인근 출신 이주여성 2가족이 선정되어 봉사단과 동행했다. 대상가족의 경비를 학교에서 모두 지원하고 현지가정을 방문하여 세탁기와 텔레비전 등 필요한 가전제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번 봉사에 동행한 베트남 이주여성 딘티하(24) 씨는 “결혼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가족들과 맛있는 고국 음식도 먹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며 “단국대학교에 감사하고 열흘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 아쉽지만 한국에 돌아가서도 잘 살겠다”고 말했다. 

  박승환 사회봉사단장은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을 단국대의 새로운 봉사활동 모델로 삼고 금년에는 천안지역 외에도 충남 지역으로 확대해 하계 몽골 해외봉사 때도 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발봉사를 담당한 이준구(컴퓨터·4) 군이 현지 아이의 머리를 커트하고 있다.

▲재활센터 내 알록달록한 벽화를 완성한 ‘Green tree’ 팀원들.
▲직접 만든 궁중떡볶이를 아이에게 먹여주고 있는 이현아(행정·4) 양.

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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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jko92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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