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
마지막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
  • 김은실(특수교육) 강사
  • 승인 2011.03.09 16:38
  • 호수 12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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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겁쟁이일 수밖에 없는 이유

 

마지막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
당신이 겁쟁이일 수밖에 없는 이유

“면접시험에 안 갔어요.떨어질까봐요.” 모 대기업의 면접시험에 일부러 안 간 대학 4학년 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을 했고 실제로 모 기업에서 원하는 조건을 갖춘 학생으로 누구나 취업이 될 거라고 예상했던 학생이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그 기회를 잡지 않았습니다.
<김종욱 찾기>라는 영화의 여주인공인 K는 항상 10년 전 인도에서 만나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호두과자를 좋아하지만 마지막 것은 항상 먹지 않고 남기고, 재미있는 연애소설의 끝부분은 절대로 읽지 않고, 아동시절부터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지 않는 행동들을 보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첫사랑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일부러 비행기를 타지 않고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런 자신의 행동을 그녀는 “마지막이 좋지 않을까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다”라는 말로 설명을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에는 끝이 아름답지 않을까봐, 마지막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까봐,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이 마음의 깊은 곳에는 결국 실패와 좌절에 대한 두려움이 숨어있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실패를 받아드리는 것에 취약합니다. 자신의 실패는 자아감을 손상시키고 자신을 무능력하게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자아감의 손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체계가 있는데, 이것을 프로이드는 방어기제라고 하였습니다. 실패와 좌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없던 일로 하기, 억압하기, 남의 탓하기, 핑계대기, 합리화하기, 회피하기 등의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방어기제들의 주목적은 심리적 손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것입니다. 가령, 취업이 안 된 것은 우리에게 좌절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면접관이 이상한 질문을 해서, 그곳은 그냥 경험삼아서, 전날 밤에 애인과 헤어진 후배를 달래주려고 술을 너무 먹어서 라는 등등의 이유가 있으면 자신의 실패가 자신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라고 위로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에 하나가 회피입니다. 회피는 실패나 두려움을 주는 상황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입니다. 중요한 시험에 떨어질까 봐 시험을 보지 않는 것, 친구들로부터 거절당할까봐 친구를 사귀지 않는 것, 두려워하는 사람을 만날까봐 중요한 모임에 가지 않는 것, 상처를 받을까봐 아예 사랑을 하지 않는 것, 개가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 않는 것, 심지어는 케익이 맛이 없을까 봐 케익을 먹지 않는 것 등등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회피는 두려움을 피할 수는 있지만, 두려움을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회피는 실패를 피할 수 있지만, 실패를 견디며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김종욱 찾기>의 K처럼, 실패나 좌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작을 할 수 없으며, 항상 과거에 매여서 살아가게 됩니다. ‘마지막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는 주인공의 말처럼. 실패와 두려움에 직면하는 순간 새로운 시작이 다가옵니다.

김은실(특수교육) 강사

 

김은실(특수교육) 강사
김은실(특수교육) 강사

 dkdds@danko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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