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커피전문점 마케팅
우리는 오늘도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커피전문점 마케팅
우리는 오늘도 커피전문점을 찾는다
영화 <유브 갓 메일>, <섹스 앤 더 시티> 등 유명영화에서 여주인공이 매일 아침 출근길 손에 들고 마시던 스타벅스. 이젠 영화 속에서 처럼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다녀도 ‘된장녀’ 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됐다. 누구나 커피전문점에서의 생활이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취재원과 인터뷰약속을 잡을 때도 그 쪽에서 먼저 “8호선 석촌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좀 걷다보면 oo카페가 있어요. 거기서 만나요” 라고 술술 얘기가 나온다. 자신이 자주 즐겨 찾는 커피전문점과 커피메뉴 하나쯤은 있어야 진정한 ‘차도남’, ‘차도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커피는 우리가 마시는 일상적인 음료 가운데 가장 비싼 축에 속할 것이다. 평균 4~5천원이나 하는 비싼 커피 값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언제부턴가 커피가 아닌 혼자만의 여유 있는 분위기와 대화하는 분위기를 마시게 된 것일까?
이는 1999년 이대 앞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의 마케팅 성공이 그 시작이었다. 커피전문점의 선발주자였던 스타벅스는 집과 직장과 다른 ‘제 3의 장소’라는 의미를 주려고 노력했다. 스타벅스의 성공 이후 국내외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카페 안에 편안한 쇼파를 가져다 놓았으며, 컴퓨터는 물론이고 무선인터넷까지 설비해 놓았다. 여기다 한 술 더 떠 유럽풍 와플을 신메뉴로 내세우고 카페분위기를 이국적으로 연출했다. 커피전문점은 소비자에게 자신이 뉴요커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뛰어 넘어서 유럽풍의 감성적인 분위기까지 선사했다.
여기에 간접광고도 한몫 했다. TV드라마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항상 카페베네에 가서 대화를 나누고 애정행각을 벌인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주인공 길라임은 항상 카페베네에 가서 카푸치노를 먹는다. 심지어 실수인지 고의인지 모를 카푸치노 거품을 입에 묻혀 낭만적인 거품키스신을 연출한다. 이후에 카페베네에서는 여성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길라임 거품키스 따라하기’같은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다.
이것뿐만 아니다. 이제는 커피전문점을 안 갈 수가 없게 됐다. 커피전문점들이 골목골목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전국에 스타벅스는 370여개, 탐앤탐스는 240여개, 카페베네는 500여 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탐앤탐스는 두 달새 11개 매장을 오픈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쉴 틈 없는 마케팅이 이제는 커피전문점을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커피와 휴식문화가 어우러져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커피문화를 만들어 냈다. 이는 마케터들이 도시에서 마땅한 휴식 공간, 문화공간없이 지내는 바쁜 현대인들의 마음을 잘 읽어낸 것 일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됐든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커피전문점을 방문한다.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