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레드 라이딩 후드>
동화 ‘빨간모자’를 재해석한 판타지, 늑대인간의 정체는?
하얀 눈 위에 길이가 3m는 될법한 레드 롱 후드를 펄럭펄럭 휘날리며 여주인공 발레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뛰는 장면은 현혹적인 색체 대비로 영상을 보는 이를 매료시킬 뿐 아니라 빨간 망토에 대한 충동구매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물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얼굴이 예쁘니까 어울린다는 걸 잘 알지만 말이다.
국내에서는 영화 ‘맘마미아’의 주인공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조막만한 얼굴 크기와 굴러 떨어질 것 같이 큰 눈망울의 소유자로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 현실과 마찬가지로 예쁜 외모 때문에 주변 여자 친구들에게 시샘을 받는다.
지난 17일 개봉한 캐서린 하드윅 감독의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에서 그녀가 맡은 역, 마을의 ‘인기녀’ 발레리는 그녀가 좋아하는 마을의 외톨이 피터(샤일로 페르난데즈)와 약혼자 헨리(맥스 아이언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
발레리는 부잣집 아들 헨리와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어렸을 적부터 함께 지내온 피터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결국 피터는 발레리에게 함께 이 어두운 마을을 떠날 것을 요구한다.
이들이 사는 외딴 마을은 20여 년 간 보름달이 뜰 때마다 나타나는 늑대인간에게 가축을 재물로 바쳐야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는데 이야기는 발레리의 언니가 늑대인간에게 살해당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발레리의 언니는 헨리를 짝사랑해왔지만 예쁜 동생을 사랑하는 헨리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언니가 일부러 늑대인간에게 자신을 재물로 바쳐 자살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니의 죽음으로 극도의 공포감과 슬픔에 잠긴 마을에 때마침 등장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늑대인간 사냥꾼으로 소문난 솔로몬 신부였다. 그는 마을 사람 중 하나가 늑대인간이라고 주장한다. 보름달이 뜨면 그 사람은 늑대로 변해 마을을 헤치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역시 그의 부인이 늑대인간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부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그녀를 죽인 칼을 들고 자신이 마을을 구원해 주겠다고 큰소리친다. 신부의 말에 사람들은 사랑했던 사람과 심지어 가족까지 의심하고 믿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 중 신부는 늑대인간이 원하는 것이 발레리라는 힌트를 얻게 되고 그녀를 재물로 삼아 늑대인간을 잡고자 한다. 하지만 피터와 헨리의 도움으로 발레리는 재물대에서 구출되고 자신을 원하는 늑대인간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한 명씩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빨간 망토를 입고 할머니의 집에 간 순간 늑대인간과 마주하게 된다.
이쯤에서 늑대인간의 정체를 밝혀 스포일러를 한방 터트려주면 이 영화를 보러가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늑대인간의 정체를 추리해 나가는 과정과 예상 밖의 인물이 정답이라는 반전이 흥미롭다. 그래도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남자는 다 늑대다.
동화로 익숙한 ‘빨간 모자’를 ‘트와일라잇’으로 유명한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그만의 판타지 로맨스로 재창조시킨 ‘레드 라이딩 후드’. 정말 오들오들 떨게 하는 늑대인간을 탄생시킨 CG와 빨간색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동화 같은 외모가 관객을 즐겁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