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② - 정순기(천안 신계초) 교장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2011-03-30 고민정 기자
얼마 전 일이었다.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는 점심시간, 급식을 두 번 받아가는 부속유치원 아이에게 “오늘 아침 안 먹고 왔니?”라고 물었다. “못 먹었어요.” “왜?” “엄마가 일하러 일찍 나가셨어요.” “저런 배가 많이 고팠겠구나. 많이 먹어.”
우리 아이들에게 급식은 이렇게 절실하다.
신계초등학교는 2010년 9월부터 충청남도교육청의 지원으로 20명의 유치원생과 700명의 학생들이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되었다.
2010년 8월까지는 학부모님들의 수익자 부담경비로 급식을 실시하였는데 다른 학교에 비하여 저소득가정, 결손가정이 많아 매년 천만 원 정도의 급식비 미납금이 발생하여 급식을 실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학교 운영비에서 상당 금액의 급식비를 지원해주는 실정이었다.
무상급식이 실시되면서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금액의 급식비 부담에서 벗어났고, 학교도 급식비 미납금 처리에 대한 행정업무의 감소와 미납된 급식비를 학교운영비로 지원해주던 것이 예년에 비해 상당액 줄어들면서 모두가 편하게 됐다.
하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최근 유가 상승 및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의 상승폭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지난 겨울 구제역파동으로 인하여 축산물의 생산량이 감소하여 소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한 2차 가공식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인상되고 아직까지 이어지는 꽃샘추위로 각종 채소류의 가격 또한 예년에 비해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정된 급식비로는 치솟는 물가에 합당한 질 높은 급식의 실시가 한계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현재 충청남도는 교육청과 도청이 힘을 모아 충남도내 초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1일 1,600원의 식재료 단가로 질 높은 급식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어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구김살 없는 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는 학교현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학교급식은 성장기 아동의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질 좋은 식재료 즉,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 맛있고 영양가 높은 급식이다. 그러므로 학교, 지방자치단체, 더 나아가서 국가차원에서 제도적인 개선과 충분한 예산지원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조금이나마 학교가 지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