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피그말리온』 -쇼콜라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흡입력 있는 아찔함

2014-11-25     김보미
학창시절 인터넷소설을 즐겨 읽었다면, 야설(야한소설)계의 일인자 ‘쇼콜라’가 낯설진 않을 것이다. 『스프링레이디』, 『포스터 속의 남자』, 『죽어도 좋아』 등 듣기만 해도 화끈해지는 제목과 흡입력 있고 쉽게 읽히는 필력은 독자들의 눈을 매료시킨다. 쇼콜라의 장편소설들을 읽어보면, 단순한 야설이라기 보단 영화나 드라마로 승화될 수 있는 칙릿 소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 그의 대표작 『피그말리온』을 소개하려 한다.

『피그말리온』은 쇼콜라의 소설 중에서 가장 로맨스 소설답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외모에 무심해진 여주인공 수경과 헤어디자이너인 남주인공 성우. 성우의 이미지컨설팅 숍 ‘소향관’에 수경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범한 직장인 수경이 패션계에서 저명한 성우로부터 매일 패션과 메이크업, 자세, 피부 관리 등을 교정 받으면서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싹튼다. 그리고 감정은 극이 진행될수록 확대되고 그들의 관계도 급속도로 깊어진다.

얼핏 보면 단순한 신데렐라 스토리 같지만 『피그말리온』은 좀 특별하다. 매사에 자신감 없고 동생에게 의존적이던 수경은 외모가 변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당당해지고 섹시해진다. 마지막 부분에선 성우로부터 배신감을 느끼자 “저는 대단해요”라고 쐐기를 박으며 소향관을 박차고 나올 만큼 자신감도 높아진다. 순진무구했던 수경이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섹시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독자들은 통쾌함을 느낀다.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극의 재미를 높였다는 것도 이 소설의 특징이다. 기존의 소설들보다 탄탄한 스토리에 더욱 초점을 맞춤으로써 오히려 더 관능적이고 흡입력 있게끔 구성됐다. 짧고 굵었던 베드신에선 쇼콜라 특유의 감각적인 필력도 돋보인다. 생동감 때문에 자칫 외설적으로 비춰질 뻔했으나, 섬세하면서도 예술적인 묘사를 통해 오히려 그들의 관계는 ‘아름답게’ 비춰진다. 인간의 신체를 가벼운 듯 매력적이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는 평도 있다.

결말 부분의 반전도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여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영문과에 재학 중인 A씨는 “극의 전환이 자연스러웠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표현했다.

지루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순식간에 몰입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책을 읽고 싶다면 쇼콜라의 『피그말리온』을 읽어 보자.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던 사람도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찔하면서도 발랄한 스토리로 일반적인 ‘야설’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쇼콜라의 『피그말리온』, ‘가하’와 ‘대원씨아이’ 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