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직업탐구생활 58. 용인소방서 장현숙 소방장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수호하는 영웅

2015-04-01     김아람 기자

24시간 쉴 틈 없이 돌아가는 119안전센터의 하루.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소방관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위급한 상황이면 바람처럼 나타나 주저 없이 몸을 던지는 우리들의 영웅. 그들의 이야기를 경력 12년 차 장현숙 소방장에게 들어봤다.

흔히 ‘소방관’ 하면 화재 현장에 출동해 불을 진압하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이 소방관 업무의 전부는 아니다. 장 소방장은 “출동하지 않을 때에는 소방관들이 그저 쉬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말을 꺼냈다. 소방관의 업무는 화재, 구조, 구급 활동 외에도 방대하다. △시민 안전교육 △건축물과 위험물에 대한 허가 △민원업무를 비롯한 다양한 행정업무들을 출동 중간 중간 짬이 날 때마다 진행한다. 장 소방장은 “사실 이러한 행정업무가 전체 업무의 70%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웃음 지었다.

소방관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 장 소방장은 “일반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명절을 쇠며 고향에서 전을 부치다가도, 아이가 아파 병원에 있다가도 관내에 큰 사건이 생기면 그 즉시 소방서로 귀환해야 한다. 24시간을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직업적인 스트레스가 적지 않음에도 장 소방장을 버티게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을 때 느끼는 희열”이라고 한다. 장 소방장은 ‘인류를 구원하겠다’처럼 원대한 사명감을 품고 소방관의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상벨이 울리고 소방차에 올라타는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평소에는 길거리의 작은 강아지도 무서워하지만, 이상하게 방화복만 입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솟는 느낌”이라며 “출동하는 매 순간순간이 보람이다”라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잊지 못할 신고전화도 많았다. “우리 아기가 너무 아프다”라는 다급한 신고를 받고 찾아간 현장에는 강아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또 “냉장고의 문이 고장 났는데 빨리 와서 고쳐 달라”라는 전화에 실제로 대원들이 출동해 테이프로 고정해주고 온 일도 있었다. 장 소방장은 “소방관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 증후군’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 장난스러운 신고 전화는 무시해도 크게 상관없지만, ‘소방관’이기에 해야만 한다는 왠지 모를 의무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장 소방장은 “소방관은 굉장히 고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직업”이라며 “이타심이 많고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라고 전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119안전센터가 있기에, 몸을 아끼지 않는 소방대원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의 하루는 안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