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26. 이성친구와의 대화

2015-11-11     전경환 기자

허구헌 날->허구한 날
‘허구한 날’은 ‘자주’, ‘무분별하게’ 등의 의미로 쓰이는 표현으로, 여기서 ‘허구’는 ‘날,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라는 뜻이다. ‘허구한 날’을 ‘허구헌 날’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허구하다’의 ‘허구’가 한자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음성모음으로 통일해 ‘허구헌’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허구한 날’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단언컨데->단언컨대
‘단언컨대’는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언하다’와 연결 어미 ‘-건대’가 결합된 말이다. 어미 ‘-ㄴ데’는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는 등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언급할 때 쓰인다. 따라서 ‘단언컨데’가 아닌 ‘단언컨대’가 표준어이다.

곰곰히->곰곰이
‘곰곰이’는 ‘곰곰’에 ‘-이’가 결합한 부사다. 이는 ‘곰고미’로 발음한다. 한글 맞춤법 제51항에선 부사의 끝음절이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히’는 용언의 어간, ‘-하다’가 붙는 어근, 부사 따위에 붙을 수 있는데,  원형을 밝혀야 한다. 따라서 ‘곰곰이’로 바꿔 써야 한다.

빈털털이->빈털터리
‘털털이’는 ‘성격이나 하는 짓 따위가 까다롭지 아니하고 소탈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달리 ‘빈털터리’의 ‘털터리’는 ‘재산을 다 없애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가난뱅이가 된 사람’을 뜻한다. 아무것도 남지 않게 죄다 털어내는 모양의 부사 ‘털털’을 생각해 ‘빈털털이’가 맞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빈털터리’가 표준어법상 옳다.

뒤치닥거리->뒤치다꺼리
‘뒤에서 보살피고 도와주는 일’을 일컬어 ‘뒤치다꺼리’라 한다. ‘짓거리’의 경우처럼 ‘비하’의 뜻을 가진 ‘-거리’와 ‘뒤치닥’의 결합이라 생각해 ‘뒤치닥거리’가 옳은 표현이라고 착각하곤 하는데, 이는 어법상 옳지 않다. 더불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뒤치닥거리’, ‘뒷치닥거리’ 등도 잘못됐다. 발음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뒤치다꺼리’가 바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