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회 대학문화상 운문(시) 부문 당선소감

2019-03-06     김지은(문예창작)

 

제게는 하나의 습관이 있습니다. 어제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지나온 시간을 수시로 되짚어보는 일입니다. 모두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생긴 버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제게는 소중한 기억을 잃고 또 그 안에서 앓는 시간이 가장 큰 아픔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일이 이렇게나 힘든 경험일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들어 새삼 느끼곤 합니다. 어쩌면 꽤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겠지만, 아픔을 모두 견뎌내고 나면 한 뼘 더 자란 어른이 되어있을까요.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잊지 않기 위해 쓴 시였는데 덕분에 아주 오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분들과 언제나 좋은 가르침 주시는 박덕규 교수님, 김수복 교수님, 강상대 교수님, 최수웅 교수님 그리고 성장에 큰 에너지를 주신 문혜진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또 함께 웃고 울었던 친구들과 가족 모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위로가 필요했던 순간에 늘 책이 곁에 있었습니다. 저는 문장 사이사이 많은 곳을 누비며 마음의 위안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지금도 어딘가에서 위로를 필요로 할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문장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