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통하는 계단

2019-04-03     김준형(경영·1)

시간이 흐르고 달빛은 어둡다.
날짜는 바뀌고 검은 달은 회전하고 있다.
허무를 낳는 소원의 끝,
그 최후의 틈새가 바로 저기 달 뒷편에 있으리라.

계단을 오른다.
지상은 멀고 하늘은 가깝다.
요구했지만 주어지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한 걸음마다 멀어져만 간다.
별을 머금은 밤하늘이 발 밑으로 펼쳐져 있다.
한 치 앞의 어둠은
내딛는 한걸음을 위태롭게 만든다.

나는 지금 칠흑같은 천상의
층계참에 멈춰 서 있다.
꿈의 구현, 나의 소원

달은 검게 빛난다.
그것은- 아주 먼
피안(彼岸)의
세계인 것만 같다.
계단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내 영혼은 인내와 고통과 함께
아득하고 무겁게 침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