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카메라의 조리개 활용, 이렇게 하면 된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조리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조리개는 노출을 결정하는 것 이외에 심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심도란 사진에서 초점이 선명하게 맞는 영역입니다. 그렇다면 사진에서 심도는 얕을수록 좋을까요? 깊을수록 좋을까요?
정답은 상황에 따라서입니다. 예를 들어 단체 사진을 촬영해야 할 상황이 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조리개를 개방하더라도 초점이 나가지 않습니다. 조리개의 심도는 앞뒤로만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만약에 사람들이 결혼식장처럼 여러 줄로 서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상황에서 조리개를 개방하고 사진을 촬영한다면 심도가 얕아져, 첫 번째 줄의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면 세 번째 줄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초점이 나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만약 많은 사람이 그렇게 초점이 나간다면 단체 사진을 찍는 의미가 없겠죠. 그렇기에 이렇게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조리개를 f8이나 f11 이상으로 조여서 촬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한다면 모든 사람의 얼굴이 초점이 맞는 사진이 완성될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상황은 놀러 가서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의 사진을 찍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촬영해야 할까요? 바로 조리개를 개방해서 촬영하면 됩니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렌즈의 심도가 얕아져 뒷 배경은 흐려지게 됩니다. 배경이 흐려지는 만큼 사진에 찍히는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는 선명하게 표현될 것입니다. 이렇게 얕은 심도는 내가 찍고자 하는 피사체를 효과적이고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튜디오에 가면 흰 배경 혹은 단색 배경에서 촬영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하는 이유는 피사체를 더 깔끔하고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인물에 집중시키기 위해 배경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야외에서는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렌즈의 심도를 조절해 배경을 흐리게 만든다면 더 효과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리개로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렌즈의 조리개 범위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렌즈에 따라서 최소로 개방되는 혹은 최대로 조여지는 조리개의 수치가 모두 다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렌즈들은 최소 조리개가 f2.8 정도입니다. 이 말은 최대로 개방할 수 있는 조리개 수치가 2.8이라는 말입니다. 이 렌즈로는 f1.8이나 f1.4의 조리개로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모든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를 크게 만들면 좋겠지만, 이렇게 최소 조리개를 낮추는 데에는 많은 기술적인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가격이 많이 올라갑니다.
또 하나, 렌즈는 가변조리개와 고정조리개가 있습니다. 이는 줌렌즈에만 있는 개념입니다. 망원으로 갈수록 최소 조리개가 줄어드는 렌즈를 가변 조리개, 망원으로 가더라도 최소 조리개가 줄어들지 않는 렌즈를 고정조리개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렌즈에 <16-50mm. f3.5-5.6>이라고 적힌 렌즈는 가변조리개입니다. 16mm에서의 최소 조리개는 f3.5, 50mm에서의 최소 조리개는 f5.6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반면에 <24-70mm. f2.8> 식으로 적혀있는 렌즈라면 24mm에서 70mm까지 전 구간에서 최소 조리개 f2.8을 사용할 수 있는 렌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두 가지 렌즈도 가격 차이가 납니다. 물론 고정조리개 렌즈의 가격이 더 비쌉니다.
오늘은 카메라 조리개와 심도에 따른 활용 방안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일단 조리개와 심도의 개념을 익히고, 내 카메라의 능력 범위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셔터 스피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