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떨고 있다
68. 과학 - 김상욱 『떨림과 울림』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떨림과 울림에 대한 인문학과 물리의 만남을 보여주는 책"
저 자 김상욱
책 이름 떨림과 울림
출판사 동아시아
출판일 2018. 11. 07.
페이지 p. 272
※ 퇴계기념중앙도서관 도서 보유
※ 율곡기념도서관 도서 보유
물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물리를 어렵고, 복잡한 수식을 다루는 학문의 대표 주자로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물리는 이름 그대로 사물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이다. 인간에게 물리는 수식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다루는 사물들을 통해 그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대상이다.
『떨림과 울림』은 우주에 관한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 응집 물리 같은 광범위한 분야까지 인문학적인 표현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평소 물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까지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서양 철학사의 시작을 알린 질문 하나를 언급한다. 그 질문은 ‘존재’에 관한 것으로, 결국 만물의 근원인 물리로 이어진다. 유물론자인 데모크리토스는 만물을 이루는 것은 원자이며 존재와 죽음 모두를 원자론적 관점으로 해석했다. 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질문 또한 원자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죽음은 그저 원자들이 흩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원자론에서 비롯한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당시의 과학적 입증 과정으로는 근거가 빈약해 사실상 정론으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사물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인 물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철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지구는 특별한 재료로 돼 있지 않다. 그냥 원자들의 모임일 뿐이다. 우주의 모든 물체가 그러하듯이.” p. 247
그렇다면 원자들은 어떻게 세상 만물을 이루는 걸까. 주위를 둘러보면 볼 수 있는 모든 물체는 원자로 이뤄져 있으며 대부분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 하지만 정지는 사실 단진동 상태다. 우리의 시선에서 멈춰 있는 물체들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보면 미세한 진동을 볼 수 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미시세계에서 완벽한 정지 상태는 불가능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은 모두 단진동 매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뇌의 활동도 수많은 전기신호의 진동으로 돼 있다. 인간은 단진동으로 소통하고 세상을 인지한다. 즉 우주는 떨림과 울림으로 구성된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그의 저서에서 “만약 우주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간 이성의 최종적인 승리가 될 것이다.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물리학은 누군가의 물음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며 『떨림과 울림』은 그동안 우리가 그동안의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앞으로 인류가 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게 물리학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진보할 것이다. 이 아름다운 학문을 느낄 수 있도록 당신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