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월드컵을 위해

월드컵 이주노동자

2022-11-22     신동길 편집장

◇ 지난 20일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화려한 개막식과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과 잘 구비된 시설은 축제의 느낌을 늘씬 풍겼다.

 

◇ 최첨단 냉방 시설이 갖춰진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은 카타르의 더위를 잊을 정도로 시원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정부도 신축 호텔과 경기장 사이를 잇기 위해 세 개의 지하철 노설을 신설하는 등 축제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마냥 ‘축제’라고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최 준비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42도의 카타르 더위를 22도까지 낮추기 위해 경기장을 새로 지었지만, 막상 경기장을 짓는 인부들은 노예 수준의 취급을 받았다.

 

◇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카타르 현지인이 아니라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돈을 벌기 위해 카타르까지 온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수는 250만여 명이다. 카타르의 정식 시민권자인 40만 명의 6배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빈곤한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 장비는 커녕 휴식 시간조차 충분히 보장받고 있지 못한 채 일했다. 결국 6천 500여 명 이상이 숨졌다. 사인은 과로와 폭염에 따른 돌연사가 대부분이었다.

 

◇ 세계 각국의 축구팬들은 이러한 인권 문제에 반감을 드러냈고, 인권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거리 응원을 전면 취소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피의 월드컵’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그러나 월드컵을 축제가 아닌 고통의 장으로 느낀 이들도 적진 않았으리라. 진정으로 ‘모두’가 함께 즐기는 월드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