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존재 가치를 생각하기 위해
78.심리 – 이동연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리스 로마 신화」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이동연
책 이름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리스 로마 신화
출판사 평단
출판일 2018.09.20
페이지 p.387
※ 퇴계기념중앙도서관 보유
※ 율곡기념도서관 보유
인간은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든다.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고, 이로 인해 인간은 더 많은 상상력과 확장성을 지니게 됐다. 그렇기에 신화를 들여다보면 인간을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화 속에는 원시 문화가 제도문화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은유적으로 담겨 있으며, 인간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심리 원형을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신화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집단이 선택하고 전승한 것만이 살아남았다. 그리스인들은 감정을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신적인 것, 신의 존재로 표현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미성숙한 자아로 인해 사랑에 고통받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모습과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황금사과 사건 등 신의 불완전함을 나타내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또한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과업이나 오디세우스의 귀향과 같은 영웅을 통해 운명을 선택하고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사랑, 애착, 초자아, 타자화, 실존, 집단심리, 방어기제, 자존감 등 당대 사람들이 명명하지 못했던 감정과 일화들을 심리학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결국 모든 구원의 능력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희망이 없다면 고뇌도 없고 고뇌하는 한 희망은 있다. 247p
저자는 무의식을 뜻하는 원형의 나와 초자아를 뜻하는 사회적 자아의 결합이 진정한 삶의 과정이라 설명하며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초자아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 이론에서 주장하는 성격 구조의 한 요소로, 도덕적 원리에 의해서 지배되는 양심을 뜻한다. 인간의 한계를 가진 신의 모습과 신을 닮은 인간의 이야기는 복합적인 감정과 여러 개의 자아를 지닌 입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런 다양한 감정과 자아의 조화를 통해 신과 인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믿음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존재하지 않기에 확신이 아닌 삶을 중시하라는 저자의 말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간의 내면이 보이고, 그 과정에서 자기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친근한 문체로 다가선 이 책은 신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심리와 내면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