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존재 이유 명심해야

2023-04-04     신동길 편집장

◇ 이번호를 만들면서 총학생회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죽전 총학생회에게 총장 선거를 위한 학생들 여론 수렴 계획을 물었더니 `예민한 문제라 답을 하지 못한다'고 회신이 왔다. 학생 식당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냐고도 물었다. 답이 오지 않았다. 계획은 세워놨는지, 노력이 있긴 한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 총학생회는 영화를 보여주는 단체가 아니다. 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간식 받으려고 당신들을 뽑은 게 아니다. 학생회비를 따로 내면서까지 총학생회를 만든 이유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고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해줄 기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곰곰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유감이다. 다른 할 말이 없다.

 

◇ 총학생회 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의 `학생 대표위원'이 되면 뭐하나. 학생들을 대표할 수는 있을런지 걱정이 된다. 재학생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총장 후보자를 추천할꺼면 `학생 대표'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안 된다.

 

◇ 학생식당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50명이 넘는 죽전캠 학우가 조사에 답했고, 응답자 대부분이 불만을 쏟아냈다. 이 결과를 가지고 업체와 학교 당국에 개선 방안을 물어보니, `이렇게 불만이 많은 줄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 작년부터 학생들의 학식 관련 불만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당국과 식당 업체가 이를 몰랐다는 건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거나, 확실하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말 아닌가. 전자면 직무 유기고, 후자는 직무 태만이다. 학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 총학은 존재 이유가 없다. 이 점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총학생회는 ‘굿즈’ 나눠주려고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 축제 운영, 제휴 사업이 목적이 돼선 안된다. 임기의 4분의 1이 지났다. 이제라도 방향성을 되찾아서 학생들의 목소리,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학생자치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