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꿈꾸던 이상으로 인도하는 학보사

2024-03-05     김준원 기자

이상과 현실, 이 두 단어는 살아가는 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다. 기자의 삶에선 ‘이상’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중요했다. ‘이상’,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전역 후 늦깎이 복학생으로 학교에 돌아온 기자는 남은 대학 생활 중 내면의 이상을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필요했다. 

 

누구나 대학 생활 중 꿈꿔왔던 로망이 몇 가지 있지 않은가. 기자의 경우 학보사 기자가 그러했다. 축제 기간이면 남들이 갈 수 없는 프레스 존에 서고, 유명인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이 기자에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로망이었다. ‘그대의 열정을 단국의 역사로’, 단대신문의 슬로건이다. 나의 열정을 모교의 역사로 만들겠다는 이상을 품은 채,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학보사 기자에 지원하게 됐다.   

 

 “귀하는 단대신문 83.5기 수습기자 모집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최종 합격 문자를 받은 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된 수습기자 생활은 처음 참석한 기획 회의에서부터 휘청거렸다. 남에게 쓴소리하지 못하는 기자의 성격상 수많은 피드백이 오고 가는 기획 회의는 너무나 어려운 자리였다. 이후 이어진 취재 기간에는 처음 보는 재학생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야 했고, 이어지는 거절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학보사 기자 생활은 그동안 내가 꿈꿔왔던 이상과는 어딘가 다른 듯했다.

 

하고자 해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현실을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야만 했다. 그렇게 한 학기 동안의 정신없는 수습기자 생활이 지나갔다. 수습기자 기간이 끝나고 학보사 생활의 방향성에 고민이 많이 들었다. 특히 의지를 많이 했던 동료 기자의 예상치 못한 이탈은 기자를 더욱 강하게 흔들었다. 고민이 깊어지던 찰나, 확고하게 마음을 정하고자 그동안의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다 보니 신기하게도 마냥 힘들게만 느껴졌던 생활은 어느새 한 학기 단국의 역사가 돼있었고, 동료 기자들과 기사를 썼던 과정은 대학 생활 중 잊지 못할 추억으로 바뀌어 있었다.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수없이 찾아오는 현실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다 보면, 어느새 이상과 한 걸음 가까워져 있음을 깨닫는다. 기자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상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떠도는 이 여정이 언젠가는 나를 이상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김준원 기자 junwon122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