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권 교수, “시 문학사 다시 쓸 쾌거 이뤘다”

서정시의 거장 박목월 시인 ‘유작품발간위’ 대표로 참여 선별 미공개 작품 166편 공개

2024-04-09     이용현 기자·김도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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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권(자유교양대)교수가 한국 서정시의 거장 박목월 시인이 남긴 다량의 미공개 육필 노트를 발표했다.

 

지난 3월 공개된 시는 166편으로, 총 62권의 노트에 수록된 미공개 작품 290여 편 중 작품성, 주제의 특별성, 작품 변화 과정의 특성 등이 잘 드러난 것을 중심으로 선별됐다.

 

박목월 시인은 서정성과 내면성이 뛰어난 시로 한국시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아온 시인이다. 우 교수는 대학원 시절 박목월 시인의 장남인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를 지도 교수로 만나 자연스레 박목월 시인과도 인연을 맺었다.

 

우 교수는 30년 전, 박동규 지도교수의 자택에서 박목월 시인의 유작 노트를 봤고, 이후 노트 공개를 망설이던 박 교수를 설득해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를 꾸렸다. 초기 유작 노트의 촬영본과 함께 유작 연구를 시작한 위원회는 우 교수를 중심으로 ▶방민호 교수(서울대), ▶유성호 교수(한양대), ▶박덕규 교수(단국대), ▶전소영 교수(홍익대) 등으로 꾸려졌다.

 

공개된 시들 중 ‘슈산보오이’와 ‘사랑의 연가’는 특히 문학사적 가치가 더 크다. ‘슈산보오이’는 전쟁 후 고아가 된 소년을 ‘사랑의 연가’는 사랑하는 이, 혹은 신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다. 이는 이전에 공개된 박목월 시인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채이다.

 

더불어 이전까지 박목월 시인의 작품은 대부분 짧은 단형적 시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공개된 시들은 긴 장시로 구성돼 차별점을 가진다.

 

우 교수는 공개된 166편의 시에 대해 “한국 시 문학사를 다시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기존 자연과 풍경을 소재로 한 시 외에도 해방의 기쁨, 전쟁의 참혹성, 미래 조국의 희망 등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들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용현 기자∙김도영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