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대다수 매체가 비추던 것과 달리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크고 작은 짐을 지고 살아간다. 문득 나의 고민을 세상에 내어놓으면, 종종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다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 사람의 사정이 무겁다고 하면 내 사정이 가벼운 일이 되는 공식이 정답인 것처럼. 왜 우리는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하지 못할까. 그것도 그게 당연히 그래 보여야 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이 사회에서.
얼마 전, 음악을 듣다가 ‘어쩌다 보니 처음으로 마주하는 오늘이라서’라는 가사를 들었다. 그렇다. 아무도 하루 동안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무력함과 우울함이 하루를 잠식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당장의 생계가, 앞으로의 미래가 걸려서, 버거운 일상을 쳇바퀴 돌 듯이 버틴다.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감정들을 짊어지려니 자연스레 서로는 서로에게 각박해진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게도 모질게 군다.
그러다 만약 한 번 무너지면, 마음이란 회복에 많은 시간, 의지, 노력과 배려가 필요하다. 세상 모든 일이 전부 내 잘못 같고, 그냥 누가 나를 스쳐도 눈물이 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더 늦기 전에 본인이 정말로 숨을 쉬고 있다고 느끼는 구석을 찾았으면 한다. 그게 늦은 시간 한강 공원에 앉아 즐기는 맥주 한 캔이거나, 친구, 가족, 스포츠, 아이돌, 혹은 맛있는 음식, 무엇이라도 좋다.
너무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하나 덕분에 버틴다고 말할 수 있는 끈을 붙잡고 있다면 마음이 잘 견뎌 줄 테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게. 그렇게 언젠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는 지금 살아 있다고,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