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이돌 진짜일까 허상일까

② 가상현실의 인물

2024-05-09     고찬수 칼럼니스트

버추얼 아이돌(Virtual Idol) 그룹 ‘플레이브’의 노래가 주요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기성 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를 ‘가상세계(Virtual World)’라고 하고, 이 가상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아이돌 캐릭터 그룹을 버추얼 아이돌이라 부른다.

 

현재 국내 버추얼 아이돌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그룹은 ‘이세돌'이라고 하는 ‘이 세계 아이돌'이다. 이미 3개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고,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기존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관련 상품인 굿즈의 판매 역시 규모가 상당하다. 최고 인기 스타들의 굿즈 판매가 자주 열리는 여의도 현대백화점 지하 1층 팝업 행사장에서 열린 버추얼 아이돌 ‘이세돌’의 행사는 말 그대로 팬들로 인해 인산인해의 모습이었다.

 

‘이세돌’의 인기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 중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으나 아쉽게도 이세돌 이외에는 성공 사례로 불릴만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새롭게 등장한 만화 이미지의 2D 캐릭터 버추얼 아이돌인 ‘플레이브’의 성공은 버추얼 아이돌이 대중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의미가 큰 사례가 되고 있다.

 

버추얼

이세돌과 플레이브는 모두 만화 이미지 같은 비현실적인 비주얼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저런 캐릭터에 왜 열광을 하지?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스타를 좋아한다는 것은 사실 그 사람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타들의 진짜 모습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이미지만이 우리에게 남겨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타 산업은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는 없는 TV 속 주인공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이고, 버추얼 아이돌에 열광하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그저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가상세계에 더 익숙하기에 버추얼 아이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인, 즉 세대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인간은 세상에 없는 것을 꿈꿀 수 있는, 세상에 실제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마치 그게 존재하는 것처럼 믿을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버추얼 캐릭터지만 이것이 실제 존재한다고 믿고 교감할 수 있다. 이 능력 때문에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고찬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