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넘기다가 우연히 발견한 ‘재학생 신체’ 합성물
5월, ‘딥페이크 피해’ 글 게시 동급생 얼굴과 여성 모습 합성 범죄 성립 시 5년 이하 징역
5월 12일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딥페이크 피해자 A양 본인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는 딥페이크 범죄의 목격자라 주장하는 B씨의 폭로 글이 올라오고 일주일 뒤 게시된 것이다. 현재 B씨의 글은 신고로 인해 내려간 상태다.
취재팀은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양과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해자로 추정된 C씨에게도 사실 확인을 위한 연락을 취했지만, C씨가 에타 게시글이 올라온 당일 전화번호를 바꾸고 잠적해 소식을 알 수 없었다.
취재에 따르면 B씨가 C씨의 휴대전화 알림에 뜬 여성의 나체 사진을 목격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B씨가 C씨의 갤러리에 들어가자, 얼굴과 몸이 합성된 여성의 나체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 B씨는 충격에 빠진 채로 계속 갤러리를 살펴보던 중 A씨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목격했다.
이후 B씨가 C씨에게 A씨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 사진에 관해 묻자, C씨는 그저 여자 동창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을 복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C씨와의 언쟁 후 A씨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B씨와의 통화로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들었다.
A씨는 방학 내내 해당 사건을 잊기 위해 노력했지만, 개강이 다가오던 시점 C씨가 과 활동에 꾸준히 출석하고 학교 행사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뒤로 A씨는 C씨를 고소하기 위해 법률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딥페이크 사진의 캡처본이나 혐의를 인정하는 녹음 등의 증거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 수사가 시작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 후 A씨와 B씨는 함께 공론화를 준비하며 에타에 게시글을 작성했다. A씨는 “증거를 확보하려면 C를 직접 만나 녹음이나 사진 촬영 등의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연락하기까지가 너무 힘들었다. C와 비슷한 머리만 봐도 반감이 들고, 악몽도 계속 꿨다”고 말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제1항에서는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반포’란 영리 목적 유무를 불문하고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 자문에 따르면 현재로선 C씨에 대한 형사상 처벌은 불가능하다. C씨가 아직 딥페이크 사진을 유포했다는 정황이나 증거는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B씨와 C씨가 딥페이크 사진이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메시지를 나눴지만 말 그대로 ‘추측’일 뿐이라 그대로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단대신문 취재팀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