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온전히 우리의 것인가
98. 심리- 칼 구스타프 융 『원형과 집단무의식』
출판사: 부글북스
출판일: 2024.05.10
페이지 608
※ 도서관 보유 여부(죽전: O, 천안: O)
“무의식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내밀한 삶 중에서 캡슐에 쌓여 보호되고 있는 부분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진다.” p.33
우리는 오로지 자신의 독자적 사고와 판단만으로 행동하는 것인가. 만약 우리의 무의식, 내면 깊은 곳에 먼 과거 선조들의 기억과 경험이 함께하고 있다면 어떨까.『원형과 집단무의식』은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우리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게 한다.
책의 저자 융은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로, 분석심리학의 선구자이다. 그의 스승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개인적 차원’에서 바라봤다면, 융은 무의식을 ‘인류 보편의 문화적 속성’까지 확장했다. 그는 의식된 우리의 개인적 정신과는 달리 집단적 정신 체계가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이런 정신 체계는 개인의 경험과 습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태초부터 무의식 속에 존재한 것이다. 융은 이것을 ‘집단적 무의식’이라 칭했는데, 이는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며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성질이다.
융은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의 신화에서 ‘홍수’라는 큰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등 시공을 초월한 이미지가 반복되는 것에서 집단적 무의식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쉽게 말해 우리의 조상이 겪었던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유전자에 각인돼 직접 재해를 겪지 않아도 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예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선조들의 수많은 경험, 기억이 깃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을 인간 심리에 내재하는 ‘역사적이고 집합적인 기억의 본질’이라 설명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기자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마다 ‘내 선택이 틀리진 않을까, 잘못된 결과를 낳진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곤 했다. 그러나 우리 안엔 수많은 선조들의 경험과 기억이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젠 내면에 깃든 ‘집단 무의식’의 힘을 믿고 나아가보려 한다.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김준원 기자 junwon1227@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