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2024-09-24     박해성(광고홍보4)

인간 실격. 말 그대로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그 단어에서 느껴지는 음침함과 스산함은 독자들에게 불쾌함을 줄 수도 있겠다만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있는 몇몇 학생들에게는 그 불쾌함이 곧 지독한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취업난과 높은 실업률이라는 벽 앞에 서 있다. 사회는 끊임없이 그들에게 기대를 걸고, 청년들은 그 기대에 부응하려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규격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을 자격을 상실한 사람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험이 곧 “인간으로서의 실패”라는 터무니없는 낙인이 돼 스스로를 갉아먹게 만든다.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학점을 받고, 어학, 자격증, 인턴 경험까지. 이 모든 것을 착실히 쌓은 뒤 졸업하자마자 가능한 한 공백 없이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 마치 수학 공식과 같은 이것을 대부분의 청년들이 한데 모여 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청년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스펙과 외적인 성취로만 평가받으며,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점차 희미해진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사회적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곤 한다.

 

‘인간 실격’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취업난과 실업 문제가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정체성의 위기, 그리고 존엄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극적이게도 당장은 이 사회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스스로를 조이고 비틀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고유한 개성과 자기 존중만큼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말고 지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