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한 발 오를 때마다 온 몸이 ‘짜릿’

인공암벽장 ‘클라이밍’

2024-10-08     송지혜 기자

클라이밍은 단순 체력 훈련을 넘어 자신과의 싸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활동이다. 벽을 오르고 하늘을 향해 발을 움직이는 동안 몸의 모든 근육은 긴장한 채로 시선은 목표 지점을 향한다. 

 

우리 대학 산악부는 매주 주말에 등산과 클라이밍 활동을 번갈아 진행하고 있다. 등산은 학교 주변 가까운 산으로 간다. 클라이밍은 날씨가 좋을 땐 외벽 클라이밍, 그렇지 않을 땐 실내 클라이밍 장소로 가 활동한다.

 

기자는 산악부와 함께 클라이밍 활동을 체험하고자 시원한 가을 내를 머금은 판교인공암벽장으로 갔다. 체험장 안에 들어서자, 16m의 인공 벽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부 동아리 부원은 벽 탈 준비를 하고, 나머지 부원들은 그 앞에 깔아둔 은색 돗자리 위에 앉아 여유롭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클라이밍은 난이도에 따라 등반자가 직접 로프를 걸며 올라가야 하는 ‘리드 클라이밍’과 맨 위 안전고리에 줄이 걸려있어 로프를 걸지 않아도 되는 ‘탑로핑 클라이밍’으로 나눌 수 있다. 산악부의 실력자로 지목받은 김형준(전자전기공4)씨는 가장 어려운 코스를 리드 클라이밍 방식으로 올랐다. 그는 “올라갈 때마다 클립에 줄을 걸어야 하는데 손이 미끄러지면 2m씩 추락한다”며 “처음에는 떨어지는 게 무서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산악부원들이

곧이어 기자도 벽 탈 준비를 했다.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쵸크’라 부르는 흰색 가루를 손에 묻히고 안전 장비를 착용했다. 장비에 줄을 걸고 한 발 한 발 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발 두는 곳을 ‘홀드’라 하는데,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작게 느껴져 혹여나 미끄러질까 노심초사했다.

 

인공 벽 아래쪽에서 “더 갈 수 있다”, “저기에 발을 둬 봐라”고 응원하는 부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자는 응원에 힘입어 팔다리를 여기저기 더 뻗어봤으나 근력의 한계로 얼마 버티지 못하고 포기를 선언했다. 결국 후들거리는 팔을 들어 만세 자세를 취했고, 밑에서 줄을 잡아주는 ‘빌레이어’가 착지를 도와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동아리 분위기와 활동에 대한 부원들의 만족감은 높아 보였다. 서연희(건축2)씨는 “평일에 공부만 하니까 주말에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며 “산악부를 1학년 때 들어왔는데 졸업할 때까지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다른 부원들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더해지는 활동성에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일상에는 작은 활력이 생긴다. 우리 모두 더 추워지기 전 가을바람을 맞으며 바깥으로 한 발짝 내디뎌보면 어떨까.

 

 

송지혜 기자 songji@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