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그리고 2024년, 텔레비전의 시대가 저문다

2024-11-12     정은수(문예창작2)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9월 23일, 주말마다 안방을 책임졌던 ‘무한도전’은 과거 속으로 사라졌고, 한때 우리에게 웃음을 주던 KBS의 ‘개그 콘서트’, SBS의 ‘웃찾사’ 같은 개그 예능 프로그램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OTT(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텔레비전 시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마치 라디오의 시대가 저물었을 때 텔레비전이 그 자리를 차지했던 것처럼, 이제 텔레비전도 새로운 미디어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텔레비전 편성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예능 프로그램 또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예능 소재는‘여행’, ‘일상 관찰’, 그리고 ‘트로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는 소재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 한 기사의 댓글에서 “연예인의 여행 소재는 이제 식상하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과거에는 연예인의 여행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던 시청자들도 이제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넘쳐나면서 흥미를 잃게 된 것이다.

 

소재의 한계는 여행 프로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가지 소재가 인기를 끌면 비슷한 포맷이 반복적으로 방영되는 구조도 문제이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유행이 빠르게 변하며 독창적인 콘텐츠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 다만 아쉬운점은, 유행을 좇다 보니 자극적인 콘텐츠가 유튜브에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말하고 싶은 건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주던 그 향수는 다른 매체로는 구현하기 어렵고 현재의 프로그램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그저 저물어 가는 텔레비전의 시대를 보며 그 향수와 아쉬움을 마음 깊이 간직할 뿐이다.